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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갈등에 감정 싸움, 서러운 대학 분교 언제까지

통합갈등에 감정 싸움, 서러운 대학 분교 언제까지
입력 2016-12-08 20:38 | 수정 2016-12-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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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에 본교를, 다른 지역에 분교를 두고 있는 대학들이 있죠?

    내년이면 국내 첫 대학 분교가 문을 연 지 40년이 되는데, 이름이 같은데도 사실상 다른 학교라는 미묘한 관계 탓에 갈등이 여전하다고 합니다.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지방대학의 입학 설명회. 대학 분교에 대한 수험생들의 생각은 엇갈립니다.

    [정우혁]
    "(분교는) 2군 같은 느낌? 가기 꺼려 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김유진]
    "(명문대 분교가) 그만큼 학생들에게 지원을 많이 해 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분교 재학생들은 입학 뒤 생각보다 큰 실망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외부의 시각에,

    [김태우/고려대 세종캠퍼스 북한학과]
    "고려대 다닌다면 오~ 이랬다가 '세종캠퍼스에요' 이러면 아… 뭐 이런 식으로"

    학교 내 서열주의는 더 큰 박탈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본교와의 학점 교류나 취업 등에서 때로는 입학 성적의 차이를 넘어서는 차별을 느낀다는 겁니다.

    [A 대학교 분교 재학생]
    "(지방) 캠퍼스 출신 선배들이 그렇게 (본교에) 기금을 많이 넣어요. 2중대의 서러움이 1중대랑 싸워야 되니까 서러운 겁니다."

    사실상 '한지붕 두 학교'이다 보니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고려대에서는 최근 안암과 세종캠퍼스의 통합이 추진된다는 얘기가 나와 학교 측의 공식 부인에도 학벌에 무임승차 하느냐는 일부 본교 학생들의 비난이 일었습니다.

    [고려대 안암캠퍼스 재학생]
    "(학생 대부분은) 입학성적의 차이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가 고려대학교고 저기는 아니다."

    [김지연/고려대 세종캠퍼스 사회학과]
    "비교하고 낮춰보는 건 좀 잘못된 엘리트 의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국내에 대학 분교가 처음 등장한 건 1970년대 후반. 정부의 수도권 인구 분산 정책과 대학의 정원 확대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국에 11곳이 설립됐습니다.

    중복 투자와 학생 이탈 등 부작용에 중앙대 등 4곳은 교육부 승인을 거쳐 본교와 분교를 통합했지만, 남은 대학들은 인적 교류나 중복학과 조정 등의 문제로 현상유지 중입니다.

    [B 대학교 관계자]
    "(분교는) 학생들이 확확 줄어요. 신학기 시작할 때마다 (재정수입이 주니까) 투자를 또 못하게 되는 거예요."

    [C 대학교 관계자]
    "같은 대학의 이름을 쓰면서도 적자와 서자 같은 관계를 빨리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거죠. "

    현재 전국의 대학 분교 7곳에 4만 6천여 명이 재학 중입니다.

    이 중 3개 대학은 지난해 정부 평가에서 부실 등급을 받아 장학금 등 지원도 제한된 상태. 본교와의 유기적 통합이든, 독립적인 성장이든, 이름만 같이 쓰는 지방 캠퍼스를 넘어설 발전 대책과 비전을 학생들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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