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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더 낼게요" 경비원 해고 막은 주민들

"관리비 더 낼게요" 경비원 해고 막은 주민들
입력 2016-12-30 20:24 | 수정 2016-12-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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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가 경비원 수를 줄여 관리비 아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하루 만에 철회했습니다.

    이 엄동설한에 일방적 해고는 안 된다며 주민들이 기꺼이 관리비 더 내겠다고 나선 겁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안해, 제가 못 들고 가…."
    "가만있어요. 제가 갖다 드리겠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오성태 씨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의 택배를 20층 현관 앞까지 대신 들어줍니다.

    24시간 맞교대를 하면서 출입자 통제에, 분리수거, 단지 청소까지 도맡다 보니, 점심 한 끼 여유롭게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26일,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원들을 해고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경비원 28명 중 4명을 감축하고 초소 2곳도 없애 관리비를 한 달에 760만 원씩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안내문을 경비원들은 자기들 손으로 직접 붙여야 했습니다.

    [오성태/경비원]
    "마음 심정으로 부담을 많이 갖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잠도 못 잘 정도로 심각하게…."

    하지만, 안내문이 붙자마자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와 관리사무소, 구청에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의 안전을 지키는 경비원들도 이웃처럼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달에 가구당 3천300원을 아끼자고 추운 겨울에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할 수는 없다는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김남숙/입주민]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따뜻한 정들을, 그분들하고 교감을 나누는 부분도 상당히 많거든요. 무인으로 경비해주는 데보다는 저희 아파트가 더 좋아요."

    결국, 입주자대표회는 바로 다음날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이훈식/경비원]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까 고마울 뿐이죠. 보답하는 차원에서 더 열심히 한다는 그것뿐이 없겠죠."

    주민들의 관심 덕분에 경비원들은 나흘 전 안내문을 떼고, 경비원을 감축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안내문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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