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민혁

"눈 뜨고 못 보겠다" AI 살처분 현장 정신적 고통 호소

"눈 뜨고 못 보겠다" AI 살처분 현장 정신적 고통 호소
입력 2016-12-30 20:28 | 수정 2016-12-30 21:42
재생목록
    ◀ 앵커 ▶

    2천8백여만 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경제적 피해야 말할 것도 없죠.

    거의 폐허가 된 농장에서 졸지에 옴짝달싹도 못하게 된 농민들이나 닭과 오리 비명에 시달리는 매몰현장의 인력들이 호소하는 고통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김민혁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축사는 텅 비었고, 모이와 물이 가득 차있던 통도 바싹 말랐습니다.

    한 달 전, AI 감염으로 오리 1만 8천 마리가 모두 살처분됐습니다.

    살처분된 오리가 매몰된 장소입니다.

    오리 사체는 3년 동안 외부 반출이 금지됐습니다.

    경제적 피해도 크지만, 생각을 멈추려 해도 살처분된 오리가 계속 눈에 밟힙니다.

    [홍경표/AI 피해 농장주]
    "가슴이 미어지고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나고. 말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의 고통이죠."

    이동제한조치 때문에 2주 동안 농장에 갇혀 지내다시피 하면서 정신적 고통은 더 심해졌습니다.

    [홍경표/AI 피해 농장주]
    "창살만 없이 농장에서 계속 있어야 되는 그런... 매몰하고 난 후에 허탈감이라고 할까."

    끊임없이 계속되는 방역과 살처분에 동원되면서 공무원들의 체력도 바닥났습니다.

    [서상석/충북 진천군청]
    "24시간 근무하고도 남아서 자기 일을 해야 되는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어렵죠."

    닭과 오리의 사체가 가득한 죽음의 공간.

    길게는 나흘 동안 투입되는 살처분 현장은 한번 보기만 해도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강상훈/충북 진천군청]
    "'또 내일 들어가야 되나' 그 걱정도 직원들이 많이 하고. 생명을 빼앗는다는 걸 누가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 때문에 주로 전문용역업체들이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살처분에 나서지만 요즘은 웃돈을 얹어도 사람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종환/살처분 업체 대표]
    "'조류독감 현장이면 우린 안 들어간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작업하는데 이제 언어 소통 문제..."

    지금까지 전국 AI 방역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모두 7만여 명.

    체계적인 방역과 예방 시스템 마련과 함께 이들에 대한 심리 상담과 치료도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민혁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