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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매 맞는 교사들? 교권 침해 하루 9건, '무너지는 교단'

[이슈 투데이] 매 맞는 교사들? 교권 침해 하루 9건, '무너지는 교단'
입력 2016-05-13 07:30 | 수정 2016-05-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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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수업 일찍 끝나지, 여름 겨울 요즘엔 봄 가을에 단기 방학도 하지, 퇴직하면 꼬박꼬박 연금 나오지. 교사는 좋겠다, 이런 생각하는 분들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선생님들께 물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요즘 교사 참 어렵다, 차마 말 못할 애환이 너무 많다 한숨 쉽니다.

    하루 9건, 뭘까요. 무슨 수치일까요?

    학생이 선생님께 폭언, 폭행했다 교육부에 접수되는 교권 침해 사례입니다.

    선생님들, 웬만하면 학생에게 맞았다 쉬쉬하겠죠, 실제는 훨씬 많을 수 있단 얘기입니다.

    예전에는 설사 이런 일 생겨도 자식새끼 잘못 가르쳤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개 숙였을 학부모들, 요즘은 오히려 내 자식에게 어떻게 이래, 더 무섭죠.

    상황이 심각하니까 국회도 움직였습니다.

    작년 말, '교권보호법'이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올 8월 시행 예정이지만 소리 나옵니다.

    우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김태진]
    "선생님께 대드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선생님을 때리는 거는 학교의 문제보다는 가정의 문제인 것 같아요."

    [최서영]
    "선생님들이 학생들도 인권이 있다고 계속 봐주니까 학생들이 봐주는 것도 모르고 까부는 것 같아요."

    [이한상]
    "(예전에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학교라는 곳이 지식을 얻는 곳, 그 정도밖에 안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박재훈 앵커 ▶

    자, 박창현 아나운서.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로 일어나고 있습니까?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교육부에 접수된 교권 침해 건수를 살펴보면요. 지난해에는 모두 3천 458건이었습니다.

    2014년에는 4천 9건이었으니까 5백 건 넘게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9건 넘게 발생하는 겁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학생에 의한 폭언과 욕설이 가장 많았는데 무려 2천 154건이었고요.

    뒤를 이어 수업진행 방해가 653건, 교사 성희롱이 107건, 폭행은 83건이었는데요.

    특히, 교사 성희롱은 2년 만에 1.7배로 늘어난 겁니다.

    그럼 교육 현장에서 이런 일이 왜 이렇게 반복되는지, 관련 보도로 확인하시죠.

    ◀ 리포트 ▶

    곳곳에 자는 학생들이 보이는 수업시간, 많은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원 공부를 중시하는 경우가 있어서 학교 수업 소홀히 하고 선생님을 약간 무시하고…"

    수업태도가 나빠도 벌을 주기 어렵다는 게 교사들의 말입니다.

    [성주희/고등학교 교사]
    "교육적인 매도 들지 마라, 벌도 주지 마라 하다 보니까 아이들도 그런 걸 알고…"

    여기에 부모의 과도한 집착도 원인이어서 실제로 교원단체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
    "우리 애는 절대 마음을 다쳐도 안 되고 상처를 줘도 안 되고 무조건 교육청에다가 민원을 넣고…"

    ◀ 박재훈 앵커 ▶

    사정을 들여다보면 물론, 학생이 억울한 경우도 없지 않겠죠.

    그러나 학생들 다 보는 데서 망신당한 선생님, 다시 교권 세우려면 뒷처리가 잘 돼야 할텐데요.

    ◀ 박창현 아나운서 ▶

    그렇다면 이어서 이번에는 교권침해 사후조치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죠.

    일단 학생들에 대한 조치를 보면요.

    출석 정지가 1천 22건으로 30%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요.

    학교 내 봉사 706건, 특별교육이수 667건 순이었습니다.

    반면, 피해를 본 교사는 대부분 학교를 떠났습니다.

    80%가 전보 등의 조치로 다른 학교로 옮겨갔고요.

    일반 병가와 공무상 병가로 교단을 잠시 떠나는 경우가 뒤를 이었는데요.

    교권을 침해한 학생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나마 이런 대응을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척 어렵다는 점인데요. 이유를 확인해보시죠.

    ◀ 리포트 ▶

    수업 중 게임을 하던 학생에게서 스마트폰을 받아내려다 폭행을 당했다는 전직 중학교 교사 33살 최 모 씨.

    자괴감에 교직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 모 씨/전직 중학교 교사]
    "안 뺏기려고 하니까 (강제로) 가지고 가는데, 일어서면서 제 멱살을 잡은 거죠. 순간적으로 수치스럽고, 교직에 대해서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피해를 당해도 공개적으로는 대응하긴 어렵습니다.

    스승답게 학생을 다뤄야 한다는 교육계의 분위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들은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속앓이만 하고 마는 일이 많습니다.

    [현직 기간제 교사]
    "재계약이나 교원평가를 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까 자기가 잘못을 안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연관돼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끼죠."

    ◀ 박재훈 앵커 ▶

    서울시교육청이 대책 내놨죠? 좀 실효성이 있을 것 같습니까?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교원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 변호사, 장학사, 전문상담사로 이뤄진 긴급지원팀이 학교를 방문해 조사하고요.

    사안이 심각하면 피해 교사를 격리하고 나서 상담과 심리 치료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명백한 교권 침해라고 판단하면 교권 전담 변호사를 통해서 가해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까지 고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상담 인력 등이 부족하고, 사후 처리 과정일 뿐이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교원 단체는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교권 보호 대책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이번주 일요일, 스승의 날입니다.

    설문조사 결과 우리 선생님들, 절반 가까이는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택할 지 좀 생각해봐야겠다고 답했다는데요.

    스승의 은혜와 카네이션보다 우리 선생님들, 더 절실히 원하는 것 바로 교권 회복인 것 같습니다.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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