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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폭염 속 차 안은 '용광로', 아이 방치 사고 잇따라

[이슈 투데이] 폭염 속 차 안은 '용광로', 아이 방치 사고 잇따라
입력 2016-08-02 07:32 | 수정 2016-08-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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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현 앵커 ▶

    요즘 더워도 너무 덥다는 말씀 하시는 분들 많으십니다.

    밤에도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폭염 발생일수는 5.5일로 평년 기록인 3.9일을 크게 웃돌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면 본격 무더위가 이어지는 8월 평균과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더울 때 바깥에 세워 뒀던 차에 타려면 여러모로 참 괴롭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경험담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김영준]
    "그냥 사우나예요. 타면 땀부터 계속 나요. 더워서. 타기도 싫을 정도로. 에어컨 켜기 전까지는 힘들어요. 타고 있기가."

    [이수현]
    "밖이 뜨거운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훨씬 뜨겁기 때문에, 실제로 느끼는 온도는 훨씬 더 높아서 뜨거워서 불편하죠."

    [승민우]
    "라이터 같은 경우엔 여름에는 많이 조심하는 편이죠. 라이터나 폭발할 수 있는, 심지어 휴대폰 같은 것도 그런 것도 다 치우고 조심하는 편이죠."

    ◀ 최대현 앵커 ▶

    이렇게 세워둔 차에 타는 것, 상당히 괴로운데요.

    그 안에 갇혀 있는다, 정말 상상하기도 싫으시죠.

    엄주원 아나운서,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차 안에 아이가 갇혀 있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죠?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발생한 사고 아마 많이 아실 텐데요.

    4살 남자아이가 통학버스에 갇혔다가 무려 7시간 반 만에, 그러니까 거의 8시간 만에 발견된 겁니다.

    당시 외부기온은 최고 35도 이상 올라 폭염주의보가 경보로 확대된 날이었는데요.

    인솔교사가 동승했지만 아이가 남아있는 걸 미처 알지 못했고, 유치원에서도 아이의 등원 여부를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월 초엔 5살 여자 어린이가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에 2시간여 동안 갇혀 있다가 구조되기도 했는데요.

    요즘처럼 더운 날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도 차 안에 갇히면 정말 위험합니다.

    지난해 여름엔 50대 남성이 술에 취해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는데요.

    관련 보도 보겠습니다.

    ◀ 리포트 ▶

    54살 김 모 씨가 비틀거리며 차에 타더니 문을 닫고 그대로 잠이 듭니다.

    4시간 후 119구급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김 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발견 당시 차는 완전히 방전된 채 창문도 모두 닫혀있습니다.

    땡볕에 노출된 팔은 화상까지 입었습니다.

    ◀ 최대현 앵커 ▶

    이렇게 화상까지 입을 정도라니까 그 온도가 상당한 것 같은데요.

    엄 아나운서, 실제로 창문을 닫은 차량의 온도 얼마나 올라가나요?

    ◀ 엄주원 아나운서 ▶

    일반적으로 차량 내부 온도가 외부온도의 2배에서 3배까지 상승합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 때, 차량을 외부에 3시간만 세워두어도 내부 온도가 최고 90도까지 올라가는 걸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있는 건데요.

    외부 기온이 20도로 무덥지 않을 때도 차량 내부 기온은 40도를 훌쩍 넘습니다.

    이 때문에 차 안에 둔 캔 음료나 스프레이, 라이터 이런 게 폭발하는 사고도 왕왕 발생합니다.

    만약 사람이 그 안에 갇히면 단시간 내에 열사병 상태에도 이를 수가 있는데요.

    체온이 40도 넘게 올라가고 의식을 잃게 되는데 뇌 혈액순환이 안 되고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겁니다.

    ◀ 최대현 앵커 ▶

    이렇게 위험한데 과거에도 보면 아이가 통학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일어났었거든요.

    그때 대비책이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는 거죠?

    ◀ 엄주원 아나운서 ▶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4년 전부터 어린이 1명, 1명의 등·하원 시간 기록이 의무화됐고요.

    작년에는 통학 버스 운영자와 운전자에 대한 운전교육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한 같은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 어린이는 목숨을 잃거나, 살아도 심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차 안에 방치할 경우 과실치사상으로 최대 5년 이하의 금고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집행유예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도 매년 평균 37명의 어린이가 폭염 속 차 안에 갇혔다가 목숨을 잃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사고를 막을 기술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화면 보시죠.

    ◀ 리포트 ▶

    사고가 줄지 않자 안전장치를 장착한 자동차까지 출시됐습니다.

    '뒷좌석 경보장치'인데 승차 시 뒷문을 열었다면 하차 시 뒷좌석을 확인하라는 경고가 뜨는 기능입니다.

    카시트에 센서를 부착해 부모가 차에서 멀어질 경우 스마트폰에 경고음을 발신하는 장치도 개발됐습니다.

    만약 열쇠가 없어 차 유리창을 깨야 할 경우에는 한가운데가 아닌 모서리를 노려야 합니다.

    ◀ 최대현 앵커 ▶

    영유아의 차량 사고가 반복되는 건 "누군가가 챙기겠지, 대충 적당히, 빨리빨리 하자." 이런 사회 전반에 스며있는 안일함 때문이 아닌가 반성하게 되는데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데 이런 가슴 아픈 소식, 또 들려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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