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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엄주원 앵커

'국정원의 여론 조작' 밝힌 적폐청산 TF팀

'국정원의 여론 조작' 밝힌 적폐청산 TF팀
입력 2017-08-04 16:05 | 수정 2017-08-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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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에 나왔던 박근혜 당시 후보의 이 발언, 기억하십니까?

    대선 직전 발생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 실제로 여직원이 댓글 달았느냐 하나 증거 없다고 나왔지만 우선 뒤로 넘겨놓는다고 해도 집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박 전 대통령은 4년 전엔 청와대에서 이런 발언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박근혜/전 대통령(2013년 8월 26일)]
    "작금에는 부정선거까지 언급하고 있는데,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 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습니다."

    그동안 극히 일부만 확인됐던 '국정원의 여론 조작', 그 전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 결과인데요.

    국정원이 민간인 여론조작팀인 '사이버 외곽팀'을 만든 건 원세훈 전 원장의 취임 직후인 2009년 5월부터입니다.

    그 전 해의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그리고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던 때였는데요.

    사이버 외곽팀은 이후 2012년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때까지 3년 반 동안 운영됐습니다.

    충격적인 건 그 규모입니다.

    원세훈 전 원장은 다음 아고라 대응팀 9개를 신설한 이후, 이걸 아고라 담당 14개 팀, 포털 담당 10개 팀으로 확대했고요.

    이후 트위터 대응팀까지 만들어 총 30개 팀을 운영했습니다.

    동원된 인력은 3천5백 명, 한 달 인건비만 이, 삼억 원으로, 1년에 30억 원이란 예산이 여론조작에 쓰인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활동을 했을까요?

    국정원이 18대 대선 때 달았던 SNS 글 일부를 보시면요.

    "박근혜는 마음도 넓다. 빨갱이 X새끼들하고 다퉈야 하니", "박정희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문재인의 주군은 노무현이 아니라 김정일이다" 이런 식이었는데요.

    대선 개입 사건으로 파기환송심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최근, 과거 국정원 내부회의에서 했던 발언 녹취록이 복구돼 곤경에 처했죠.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 "미리 기사가 못 나가게 하든지, 아니면 그런 보도매체를 없애버리는 공작을 하든지", "잘못할 때 줘 패는 게 정보기관의 할 일" 같은 발언들을 했습니다.

    국정원이 작성한 위법성 짙은 문건들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그 중 하나인 이라는 문건은요.

    당시 청와대로부터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에 다시 보고한 것이어서, MB정권 청와대에 대한 조사 역시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 법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 그리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어놓은 국정원의 조직적 여론 조작.

    이번 기회에, 그 검은 뿌리가 만천하에 드러날 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는 비슷한 시도가 이 땅에 일어나지 않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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