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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美 한인사회 '긴장'

[이슈 포커스] 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美 한인사회 '긴장'
입력 2017-02-03 17:41 | 수정 2017-02-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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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와 외교분야에 초강경책을 쏟아냈는데요.

    이 시간에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세계 시장의 변화와 한국에 미칠 영향 등을 알아보록 하겠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여준 지난 2주간의 행보를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오늘부터 오직 미국 우선주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선포했습니다.

    트럼프는 "무역과 세금, 이민과 외교 정책과 관련된 모든 결정은 미국의 노동자와 미국 가정이 그 혜택을 누리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의 회사를 훔치고 일자리를 빼앗는 다른 나라의 유린행위로부터 국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반이민 행정명령에 사인을 합니다.

    반이민 행정명령은 테러와 관련된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이슬람권 7개국의 국민과 이들 국가의 국적을 보유한 이중국적자들에 대해서 90일 동안 미국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하며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초강경 반이민 정책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행정명령을 반대하는 외교관 천 명 정도가 연판장에 서명했고 워싱턴과 버지니아주 등 4개 주의 법무부 장관은 위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교황청도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가 하면 유엔의 신임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데흐스도 행정명령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리 교민사회도 크게 술렁이고 있는데요.

    2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불법체류자는 물론이고 한국인 영주권자까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국 입국금지국가 명단에 한국은 없지만 한인 사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반이민정책의 불똥이 언제 튈지 모른다는 겁니다.

    불법체류자들은 물론 유학생이나 주재원 같은 비자 소유자들도 혹시 모를 불이익을 겪을까 봐 당분간 미국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영주권자들 사이에선 더 확실한 신분을 위해 시민권 취득을 서두르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서민근/LA 한인교포]
    "되게 많이 불안하죠. 언제 이게 확대해석이 돼서 다른 인종들이나 특히 여기 사시는 한인분들께까지 불똥이 튈지 모르니까…."

    ◀ 나경철 아나운서 ▶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편승해 일부 미국 비자 신청을 지원하는 업체들이 이른바 공포의 마케팅을 펴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자 규제를 강화해 몇몇 비자 프로그램은 아예 없어질 것이다", "지금 당장 미국 비자를 신청하지 않으면 평생 못 받을 수 있다"며 90일 이상 미국 체류를 원할 경우 관광, 유학, 취업 등의 목적으로 미국 비자를 받으려면 업체의 도움을 받아 빨리 비자를 신청하라고 주장하는 것인데요.

    이에 대하 우리 외교부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길을 걷던 한국인 할머니가 백인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인이 백인에게 폭행을 당한 첫 사례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린다 리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인 할머니가 길을 가고 있는데 백인 여성이 할머니에게 다가가더니 '백인의 힘!'이라고 외치며 할머니를 밀치고 도망갔다"고 밝혔는데요.

    이 여성은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민족 간 갈등을 조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이민자가 세운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을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맥주회사가 마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란 듯이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은 광고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초에 2억 원, 가장 비싼 광고의 대명사인 미국 슈퍼볼 TV 광고에 이 내용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당신은 여기 출신이 아니군요."

    미국의 유명 맥주회사 버드와이저가 슈퍼볼을 위해 만든 60초짜리 광고입니다.

    버드와이저의 공동창업자인 독일인 아돌푸스 부시가 1857년 미국으로 건너오는 과정이 영화 같은 영상으로 그려집니다.

    "왜 왔어? 네 나라로 돌아가"

    갖은 수모와 고생을 감내하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정착한 부시는 양조업자 에버하드 안호이저를 만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게 우리가 마시게 될 맥주입니다."

    "고난 끝에 탄생"이라는 제목의 이 광고가 공개되자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맞물려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미국 서부의 명문대학인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언론인의 연설을 막으려는 학생들과 경찰이 충돌해 폭력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막았다", "증오발언은 용납하면 안된다"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관련 보도를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폭음이 울리고 화염이 솟아오릅니다.

    최루탄이 발사되고 흥분한 학생들은 기물을 부숩니다.

    시위대끼리 폭력행위도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캠퍼스가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미국 극우 매체인 브레이바트 뉴스의 수석 편집자 밀로 야노풀로스의 교내행사 참석을 막으려는 1,500명의 학생들과 트럼프 지지자, 출동한 경찰이 뒤섞여 충돌하면서 폭력시위로 변한 겁니다.

    [에밀리/트럼프 반대]
    "우리는 고난의 시기에 있으며 사람들은 봉기해야 합니다."

    [키아라/트럼프 지지]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은 빨간 옷(트럼프 지지자)을 입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극우성향의 수석전략가 스트브 배넌이 공동창업한 매체이며 야노풀로스는 인종과 종교에 대한 극우 발언을 반복해왔습니다.

    [밀로 야노플러스]
    "증오범죄는 진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버클리 대학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과 관점은 존중돼야 한다며 폭력사태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학생들의 시위로 극우 매체 편집자의 연설이 무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버클리 대학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만약 버클리대학이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가진 무고한 사람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다면 연방정부 자금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앵커 ▶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환율 시장도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독일 등 세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면서 환율 전쟁을 예고했는데요.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지금 보시는 이 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전과 이후의 원 달러 환율입니다.

    지난해 9월, 1달러당 천 90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두 달 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당 천백 54원까지 오릅니다.

    그리고 지난 1월 대통령 취임식 직후죠, 1천백 69원을 기록한 뒤 어제 천백 43원으로 떨어졌는데요.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환율이 오르락내리락 등락을 반복하다가 환율조작국 발언 뒤 달러화 약세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겁니다.

    환율시장은 크게 요동쳤고 우리나라도 안심할 상황은 아닌데요.

    관련 보도를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이들 국가가 수년 동안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미국의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됐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세요. 이들 국가는 통화시장을 조작했고 미국은 바보처럼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

    정부는 우리나라나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5년 제정된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대미 무역 흑자와 전체 경상수지 흑자, 정부가 사들인 미국 달러화 이 3가지가 모두 일정 규모를 넘는 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만, 우리나라는 이 중 2가지만 해당되고 중국도 1가지만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근거는 하나 더 있습니다.

    1988년에 만들어진 종합무역법에 따른 것으로 현저한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와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라는 모호한 기준에 따라 미국 정부가 임의로 지정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80년대 후반, 이 기준에 따라 한국을 3차례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도 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이 법을 적용해 경쟁국가들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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