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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모두 거짓" 日 산케이, 영화 '군함도' 비난

기사입력 2017-02-08 17:55 최종수정 2017-02-08 18:02
군함도 일본 조선인 강제징용 하시마섬 생존자 산케이 류승완 한일관계
◀ 앵커 ▶

지금 보신 영상은 올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군함도입니다.

일제시대 군함도에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의 얘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인데요.

그런데 일본의 극우성향 언론인 산케이신문이 오늘자 신문 1면 톱기사로 한국영화 군함도의 내용은 거짓이라며 비난을 하고 나섰습니다.

이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 먼저 군함도라는 섬에 대해서 좀 얘기해 보죠.

군함도의 정식 명칭이 원래 '하시마 섬'이죠?

◀ 나경철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하시마 섬은 일본 나가사키현에 속해 있는 작은 무인도입니다.

보시다시피 섬 모양이 마치 '군함'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군함도'라고도 불리는데요.

일본은 지난 2015년, 하시마 섬을 '일본 최초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들어선 근대화의 상징'이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근대화의 상징'으로 미화시킨 이 섬은 사실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이자 '조선인 강제 징용의 산 역사'로 기억해야 하는 곳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하시마 섬 안에는 지하 1km 깊이의 해저 탄광이 있었습니다.

탄광 안은 사람이 몸을 일으킬 수도 없이 좁고, 45도씨를 넘는 찌는 듯한 더위에다 유독가스가 수시로 분출되기도 하는 등 노동 환경이 매우 혹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본은 이런 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겠다며 수백 명의 조선 청년들을 강제로 징용했습니다.

안전장치라고는 고무줄 하나뿐인 곳에서 제대로 된 음식도 제공받지 못하고 외부와 격리된 채 고된 노동을 해야 했던 조선 청년들은 이곳을 '감옥섬' 혹은 '지옥섬'이라고 불렀는데요.

하시마 탄광에서 살아남은 한 생존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채찍질은 우리 몸에 뱀과 같은 흉터를 남겼고, 그 상처들은 곪아서 악취를 풍겼다. 탄광은 한국인을 위한 지옥이었다." 이렇게 회고했고, '하시마 탄광' 내부 벽에서는 "배가 고프다, 고향에 가고 싶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새겨진 한글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 총리실 산하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희생자 지원위원회'가 공개한 증언 기록에도 "형무소 징역과 똑같았다",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싶었다", "그곳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등의 피해자 증언이 나옵니다.

생존자의 증언을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최장섭/87살]
"열여섯 살…2월 21일…그런 곳일수록 나이가 적으면 더욱 좋다고 하는 바람에 그 섬에 가서 참말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다시피 하고 온 사람이여…속옷 하나 차고선 그냥…새카만 인간이 되어버리는 거여. (내부) 온도는 땀범벅이 된다니까 겨울이고 여름이고. 옹벽 바닥에 공구리에 아우성치는 소리가 '아이고 배고파라', '나 쥐나서 못살겠다' 그러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김형석/95살]
"더워서 못 견뎌. 땀이 어찌 흐르는지 땀이 흐르니까 탄가루 묻은 수건으로 닦으니까 눈을 금방 막 못 쓰게 되더구만…."

◀ 앵커 ▶

수백 명의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돼 노예처럼 부려지고,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잔인하게 목숨을 잃어간 일본 하시마 섬.

그 역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바로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인데요.

산케이 신문은 영화 '군함도'의 내용이 '거짓'과 '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극우 성향의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이 오늘자 신문 1면에 한국영화 '군함도'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서 영화 내용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산케이는 군함도를 '지옥도'라고 묘사한 영화의 광고문구는 물론 좁은 공간에서 허리조차 펼 수 없는 상태로 채굴작업을 하는 조선인 소년들과 가스 폭발 위기 속에서도 작업을 하는 징용자들의 모습을 담은 예고편 내용도 상세하게 소개했는데요.

그러면서 하시마 섬 출신자들이 이 영화 내용에 대해 "거짓 폭로다", "하시마 탄광은 나치의 아우슈비츠와는 다르다" 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국계 일본인인 정대균 수도대학 도쿄 명예교수의 입을 빌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탄광에 조선인 소년 광부가 없었다는 것은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영화 '군함도'의 소년 강제징용은 날조된 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앵커 ▶

이와 관련해 저희 이브닝뉴스팀이 영화 '군함도'를 제작한 류승완 감독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독점 인터뷰 내용,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류승완/'군함도' 감독]
"'소년 광부들을 징용한 적이 없다' 이런 내용이 있는 것 같은데 저희가 취재한 분들이 있어요. 그때 당시에 성인이 돼서 갔었으면 지금까지 생존해 계실 수가 없겠죠. 수많은 증언집들을 통해서, 정말 사실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자료들이 있죠.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고, 군함도 내부를 묘사하는 미술적 세팅 같은 것들은 철저히 고증에 기반하고 있죠. '강제 징용된 조선인 400여 명이 집단 탈출한다'라는 것은 저희들의 창작된 이야기입니다. 대신 그들이 그곳에 징용을 가서 해저 1000m까지 들어가서 탄광에서 작업을 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면서 생활을 하고 그런 것들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한 것이죠. 이 영화의 핵심은 결국 '반전'입니다. 그러니까 전쟁에 반대하는.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참혹하게 하고…그리고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하시마 섬이) 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그 외형적인 것 말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해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밝은 것과 어두운 것 모두를 떳떳하게 드러냈을 때 문화유산으로서 정말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산케이 신문의 보도도 그런 점에서 아쉬운 거죠. 과거사가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불리해지기 때문에 지금 이런 주장들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앵커 ▶

산케이는 영화 '군함도'에 등장하는 조선인 소년 광부들에 대해 "위안부 소녀상의 소년판"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지난달 부산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대한 항의로,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들인 지 한 달째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갈등이 영화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건데요.

이와 관련해 도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애 특파원, 주한 일본 대사의 경우, 귀국 당시만 해도 열흘을 넘기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가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나가미네 주한 일본 대사와 모리모토 부산 총영사를 불러들인 지 오늘로 30일째입니다.

2천 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 주한 일본 대사가 귀국했다 12일 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갔던 전례와 비교하면 상당히 긴 공백입니다.

한국 측의 조치가 우선이라며 반년이 되든 1년이 되든 상관없으니, 먼저 움직이지 말라는 아베 총리의 강경 모드에 대사의 거취가 "일시 귀국"에서 "무기한 대기 상태"로 바뀐 건데요.

최근 자민당 니카이 간사장의 입에서 주한 대사의 공백은 가능한 한 짧은 게 좋다는 언급이 나와, 슬슬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일본 정부는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일 공조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이처럼 대치 상태를 장기간 끌고 가는 이유는 뭘까요?

◀ 기자 ▶

일단 일본 내 여론이 나쁘지 않습니다.

주한 일본 대사 귀국 조치는 국민 10명 중 8명이 찬성하고 있고, 강경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아베 총리 지지율은 60%를 돌파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불확실한 한국의 정치 일정이 겹치면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겠다는 전략이 지금까지는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대통령의 탄핵 여부, 대선 일정표가 구체화되는 3월쯤에나 대사 복귀 시점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갈등 양상으로 보면, 한일 관계가 2015년 위안부 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데, 소녀상뿐 아니라 독도 영유권 등 여러 가지 복병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 기자 ▶

네, 당장 오는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두고 또 한 번 충돌 양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 행사에 4년째 차관급 인사를 파견해 왔는데, 올해 대응도 주목됩니다.

다음 달에는 교과서 편찬의 기준이 되는 초·중학교 학습 지도 요령에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표기하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4월 동해 표기 관련 국제회의도 잡혀 있어서 다음 주 예정된 주요 20개국 외교 장관회의에서 양국 장관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외교전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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