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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 싹쓸이에 술판까지…'무법천지 낚시터'

치어 싹쓸이에 술판까지…'무법천지 낚시터'
입력 2017-06-27 17:53 | 수정 2017-06-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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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낚시꾼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단속이 쉽지 않은데다 적발돼도 되레 큰소리치기 일쑤라고 하는데요.

    무법자, 강태공들이 판치는 그 현장을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낚시꾼들을 태운 배들이 이른 새벽, 바다를 가릅니다.

    앞다퉈 낚싯대 던질 자리를 잡지만, 씨알 굵은 고기로 손맛을 보는 손님은 열에 한둘뿐입니다.

    [낚시어선 선장]
    "(고기가) 안 잡히는 정도가 아니여. (많이 잡으신 분들 있어요?) 없지."

    겨우 입질이 와도 올라오는 건 대부분 작은 볼락이나 우럭 같은 치어.

    손바닥 크기도 안되는 자잘한 고기까지 매운탕 거리가 되는 판입니다.

    안전 규정도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구명조끼도 벗고 잡은 고기를 안주로 갑판에서 술판을 벌입니다.

    "밥 먹고들 화이팅합시다!"

    수도권 낚시 명소인 시화 방조제 주변으로 가 봤습니다.

    금지 구역에서 버젓이 낚싯대를 펴는가 하면 바닷가에선 노상방뇨도 서슴지 않습니다.

    바위틈엔 술병과 라면 봉지 같은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한강은 어떨까.

    한 사람이 세 대까지만 쓸 수 있는 낚싯대를 무더기로 깔아놓는 건 기본.

    수질 오염 때문에 금지돼 있는 떡밥 미끼를 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지렁이 써야 되는데 (떡밥이) 많이 문다고 그러니까…"

    서울시 단속반과 한강에 나가 봤습니다.

    곳곳에 자리 잡은 불법 낚시꾼들을 잡아내기도 어려운데다 되레 화를 내는 사람이 부지기수, 과태료 낼 돈이 없다며 버티기도 합니다.

    "나는 생활수급자인데요. (감옥에) 집어 넣으려면 집어넣고…"

    바다낚시로 잡는 수산물이 연간 11만 톤, 연근해 어업의 12%까지 늘어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게 되면서, 무법자 강태공들을 막을 합리적 제도가 더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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