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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암 치료기' 들여 온다더니…국내 도입 난항

'꿈의 암 치료기' 들여 온다더니…국내 도입 난항
입력 2017-07-10 17:41 | 수정 2017-07-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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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꿈의 치료기'라고도 불리는 '중입자 치료'라는 새로운 암 치료 기술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요.

    우리 정부도 7년전부터 이 시설을 세우겠다며 독자적인 개발에 들어갔는데, 실제로 지금까지 이뤄진 건 아무것도 없어 암환자들이 속만 태우고 있다고 합니다.

    시사매거진 2580 조의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고양시에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해 말 악성 뼈암인 골육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모 씨/골육종암 환자]
    "앞이 정말 깜깜했죠… 죽는구나 밖에 생각을 안 했어요. 다 끝났다 이제 나이 오십밖에 안 됐는데…"

    턱뼈 절반을 잘라내는 수술 대신 일본에서 최근 개발됐다는 중입자선 치료를 선택했다는 김 씨, 중입자 치료 6개월 만에 김 씨 몸의 암세포는 대부분 사멸했다고 합니다.

    김 씨의 암을 치료했다는 일본의 한 국립병원.

    360도 회전하는 첨단 치료기가 환자의 몸속 암세포를 겨냥해, 탄소 입자를 방출합니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을 투과해 암세포가 있는 위치만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도 비교적 적고, 수술이 불가능한 암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금기창/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기존의 방사선 치료기 가지고는 잘 안 듣는다고 했죠. 왜냐면 암 자체가 방사선에 저항이 강하니까 그러니까 그런 경우 중입자 치료를 하게 되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거고…"

    모든 암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고, 전이가 진행된 암은 치료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치료 비용입니다.

    일본, 독일 등 세계에서도 다섯 개 나라만 갖추고 있는 고가의 장비라 순수 치료비만 우리 돈 5천만 원.

    검사와 체류 비용 등을 합치면 원정 의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부담은 평균 1억 원에 달합니다.

    [유삼열/일본 중입자 치료 예정]
    "한국에서 만약에 이걸 중입자 치료를 하게 된다고 그러면 일본에서 하는 것보다 절반 이하로 (비용이) 떨어진다고…"

    정부는 우리나라에도 중입자 치료시설을 세우겠다며 지난 2010년 1,95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독자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가동을 시작했어야 할 지금, 완성된 건 빈 병원 건물뿐 치료용 설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산을 더 따내기 위해 충분한 능력도 없이 무리하게 독자 개발을 추진했다가, 결국 수백억의 예산만 날리고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전 중입자사업단 관계자]
    "아마 만약에 (처음부터) 사온다고 하면 미래부 자체 내에서 그런 걸 허용하는 게 적절한 (국책사업)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아마 개발로 한다고 한 것 같고…"

    정부는 뒤늦게 해외 장비 도입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업 재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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