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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55년째 불타는 마을…이유는?

[글로벌 인사이드] 55년째 불타는 마을…이유는?
입력 2017-11-06 17:18 | 수정 2017-11-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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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이라곤 없는 고요한 마을.

    스멀스멀 땅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온 마을을 감싸고 도로는 쩍쩍 갈라졌습니다.

    한쪽엔 이곳에서 길을 걷거나 운전하는 것만으로 죽을 수 있다는 살벌한 경고문까지 붙어 있습니다.

    마치 재난 영화세트장 같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곳,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센트레일리아 마을입니다.

    한때 탄광개발로 2,50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남은 사람이 채 10명도 되지 않는 유령마을이 된 지 오래.

    55년째 활활 불타고 있는 지하 석탄불 때문입니다.

    지난 1962년, 마을의 쓰레기 소각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불길을 다 잡은 줄 알았지만 남아있던 불씨가 땅속 깊숙이 묻혀 있던 석탄에 옮겨 붙으며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겁니다.

    "불씨가 탄광 안으로 떨어지며 점화가 됐고, 이후로 계속 불타고 있어요."

    55년 동안 마을은 그야말로 가마솥처럼 달궈지고 있는 상황.

    여름철 평균기온이 61도를 치솟고, 한겨울에도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12월에 토마토가 익는가 하면 눈이 내리는 즉시 땅에서 녹아버립니다.

    땅속의 석탄이 재로 바뀌면서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고 도로는 뒤틀려 버렸습니다.

    땅 위로는 매캐한 유독가스까지 피어오르면서 주민들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자 결국, 미국 연방정부는 20년 넘게 매달린 석탄불 진화작업을 포기하고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습니다.

    "이 길 따라 죽 집들이 있었던 때를 기억해요. 하나 둘 다른 곳으로 떠났지요."

    활활 타오르는 지하 불은 땅속 석탄이 모두 타서 없어져야 꺼지는데,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시간은 무려 250년.

    한때 황금의 땅이라 불리던 명성은 물론 우편번호마저 잃어버린 유령마을은 수백 년이 흐른 뒤에나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인사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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