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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날씨는? 대륙한파 진원 바이칼을 가다

올겨울 날씨는? 대륙한파 진원 바이칼을 가다
입력 2017-01-01 20:42 | 수정 2017-01-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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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겨울 날씨는 '무난할까요. '전례 없는' 이변으로 혹독할까요.

    저희 취재진이 한반도 대륙 한파의 진원지인,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지역을 직접 탐사하고 왔습니다.

    영하 40도에 달하는 현지 추위가 올해는 유난히 빨리 시작됐다는데, 전동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앙 시베리아 최남단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아시아 최대 넓이인 바이칼 호수가 보입니다.

    바람 바다처럼 거친 파도도, 시베리아 혹한 앞에선 맥을 못 춥니다.

    물보라가 치는 족족 얼어붙어 호숫가 바위들은 모두 얼음 모자를 뒤집어썼고, 언저리에 몰아친 물결은 채 밀려나기 전에 얼어버립니다.

    얼고 또 얼어, 아무리 발을 굴러도 끄떡없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전후, 호수 남서쪽 이르쿠츠크는 영하 28.5 그 건너 울란우데는 영하 32.2도, 북쪽 키렌스크는 영하 38.3도까지 떨어지면서, 호수 한복판도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눈 속에 파묻힌 인근 마을. 지붕마다 켜켜이 쌓인 눈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할 정돕니다.

    길이란 길은 모두 눈에 파묻혔습니다.

    [알렉세이/소방관]
    "눈이 많아서 걸을 수가 없습니다. 보세요. 눈이 무릎까지 차있습니다."

    인구 60만 이르쿠츠크의 겨울나기도 혹독합니다. 팔팔 끓는 뜨거운 물도, 단 3~4분 만에, 다 얼어붙습니다.

    콜라병 맥주병을 밖에 놔뒀다간 퍽 얼어 터져 버리기 십상입니다.

    한 번 더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에선 마치 온천처럼 물안개가 연신 피어오릅니다.

    예년보다 19일 빨리 찾아온 겨울 냉기가 강물의 온기를 마구 뺏는 겁니다.

    제가 있는 곳은 이르쿠츠크로 흘러들어 가는 안가라 강 위입니다.

    일찌감치 찾아온 추위에 강 전체가 얼어붙어 이렇게 강 위를 걸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배들은 얼어버린 포구에 갇혔습니다.

    물안개가 얼어붙은 주변 수풀은 온통 하얀, 얼음 숲입니다.

    올겨울은 특히 50년 만에 일찍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아자트/이르쿠츠크 기상대장]
    "기상 관측 이래 지난 50년간 겨울이 일찍 찾아온 것은 딱 두 번, 1968년과 2016년뿐입니다."

    지난 10월과 11월, 온난화된 북극해의 수증기가 이 지역에 폭설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햇빛을 흡수하지 못한 분지형 지형에 찬 공기가 예년보다 빨리 쌓이게 된 겁니다.

    시베리아 벌판이 눈으로 뒤덮여 있는 한, 한파는 언제든 한반도로 향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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