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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다시 데려왔지만…" 버거운 양육 현실

[집중취재] "다시 데려왔지만…" 버거운 양육 현실
입력 2017-01-04 20:28 | 수정 2017-01-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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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베이비박스에 하루에 한 명꼴로 아기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그래도 부모들 중 열에 한두 명 정도는 마음을 돌려 버렸던 아기들을 다시 데려간다고 합니다.

    박스에서 부모 품으로 돌아간 아기들.

    젖먹이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부모들의 편지입니다.

    다시 데리러 가겠다며 버텨달라는 아빠.

    출생신고도 못 했지만, 고등학교 졸업하면 꼭 찾으러 오겠다는 엄마.

    약속이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다행히 부모 품으로 돌아가는 아기들도 있습니다.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목사]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한테도 찾아가는 엄마들이 많거든요. DNA 검사를 해서 보내니까."

    베이비 박스에 두 달을 머물렀던 하영이도 지금은 집에 있습니다.

    스무 살이던 작년 여름, 아기를 낳자마자 버렸다는 엄마.

    [하영이 엄마/21살]
    "놓고 왔을 때 진짜 제가 하루 종일 울었단 말이에요. 부모님도 이혼하셨고 하니까,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가 없을 것 같으니까."

    동갑내기 대학생이던 아기 아빠와 혼인신고를 하고 40만 원짜리 월셋방을 마련해 하영이를 데려온 게 두 달 전입니다.

    [하영이 아빠/21살]
    "키우자는 그런 생각도 없었는데, (하영이) 딱 봤는데 뭐 예쁘게 생겼고 그래서 마음 단단히 먹고 그냥 결심한 거죠."

    한 달 100만 원 외벌이로는 빠듯한 세 식구 살림.

    하영이 얼굴을 보면 잘했다 싶지만 맞닥뜨리는 현실은 고됩니다.

    [하영이 엄마/21살]
    "어린이집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맡기고서. 당장 애 아빠도 많이 힘들어하니까. 편의점 알바라도 해 갖고."

    그나마 부모가 다 있으면 사정이 낫습니다.

    준서는 1년 전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다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돌린 건 엄마뿐.

    준서 아빠는 연락이 끊겼고 아기 할머니가 시장에서 나물을 팔아 생활비를 버는 형편입니다.

    준서와 두 번 헤어질 생각은 없지만 어떻게 키워야 하나 장래는 막막합니다.

    [준서 엄마/21살]
    "(병원비가) 14만 얼마였을 거에요. 근데 저한테 있는 돈이 5만 원밖에 없었단 말이에요."

    베이비 박스에 20일째 머물고 있는 민수.

    엄마는 아이를 데려가고 싶어도 공장 기숙사에 사는 처지라 쉽지 않습니다.

    [박혜빈/베이비박스 상담사]
    "아기랑 갈 데가 없다. 도와줄 사람도 없고. 찜질방에 있다고…."

    아기 울음소리가 귀하다는 저출산 시대지만, 올 들어서만 벌써 네 명의 아기가 또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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