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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흥행 비결은 상영관 싹쓸이? 관객 2억 명 시대의 이면
[앵커의 눈] 흥행 비결은 상영관 싹쓸이? 관객 2억 명 시대의 이면
입력
2017-01-04 20:41
|
수정 2017-01-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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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4년 연속 영화 관객수 2억 명 돌파.
연이은 천만 관객 영화들의 등장.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 50%.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화려한 기록들입니다.
그런데 이 눈부신 기록이 전부일까요?
나세웅 기자가 그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1일, 국내 범죄 액션 영화 '마스터'의 개봉날.
전국 극장에서 6천600여 회가 상영됐습니다.
이날의 모든 영화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가 '마스터'였습니다.
마스터를 비롯, 상위 5개 영화의 점유율은 90%.
이날 전국의 극장에는 115개의 영화가 걸렸습니다.
나머지 110개의 영화는 대부분 한두 번만 상영되고 만 겁니다.
[배장수/한국영화 제작가협회 이사]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자기들끼리 악수한다고 그러죠. 일부 영화사, 배급사 외에는 다 지금 적자에 허덕이면서 죽어나가고 있는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대 멀티플렉스는 우리나라 전체 스크린 수의 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사가 만들거나 배급한 영화를 극장에서 더 많이 편성하고, 더 큰 상영관에서 더 길게 상영하는 겁니다.
◀ 앵커 ▶
언뜻 화려해 보이는 한국 영화시장.
사실 몇 흥행대작을 제외하고 전체 한국영화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심지어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흥행대작이 아닌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 다양성 영화의 개봉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조차 빼앗기고 있습니다.
유충환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리포트 ▶
새벽 1시, 서울의 한 대형 멀티플렉스.
텅 빈 좌석들, 관객은 단 한 명입니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이 프랑스 영화는 이날 새벽 시간대 딱 1번 상영됐습니다.
[유제성]
"시간대가 없다 보니까 이렇게 새벽에 보게 됐는데, 정말 좋은 영화고 그런데 너무 시간 편성이 안 맞아서 (불편합니다.)"
개봉 2주 동안 전체 상영횟수는 88회.
'마스터' 개봉 하루치의 1.3%에 불과합니다.
중소 제작사나 수입사는 아무리 좋은 영화를 들여와도 극장에 걸 수가 없는 겁니다.
[영화수입사 관계자]
"그래서 저희들은 이제 예술영화로 승인받아서 고작 예술영화관 아니면 인디영화관 이런 곳에만 들어갈 수밖에…"
10여 년 전 경기도 안산 신도시에 들어섰던 이 극장은 지금은 폐허가 돼 버렸습니다.
반경 5km 내에 CGV와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가 무려 5곳이나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공룡 배급사들이 자신들과 같은 회사인 멀티플렉스 위주로 영화를 공급하면서 동네 소규모 영화관들을 고사시키는 겁니다.
[중소영화관 관계자]
"'야, 이 영화 걸어' 근데 저희가 이걸 안 했어요, 그럼 그다음 영화를 안 주는 거예요. 그냥 안 주는 거예요. 한마디로 문 닫으라 이거죠."
2015년 상위 5개 배급사의 관객 점유율은 94%.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내세워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거래조건을 만드는 겁니다.
◀ 앵커 ▶
영화를 선택하려 해도 대기업이 배급한 흥행대작만 상영하고 있고, 또 극장은 대기업의 멀티플렉스뿐입니다.
주말 저녁에 이 멀티플렉스에 가면 영화 한 편에 1만 원이 넘고, 보기 좀 더 편한 좌석이나 3D 입체 영화 같은 고급 서비스를 즐기려면 한 명당 3만 원에 육박하기 일쑤입니다.
심지어 팝콘과 콜라도 밖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는 느낌 받으실 겁니다.
독과점의 폐해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거죠.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주 평일 저녁 영화 '마스터'를 보러 멀티플렉스에 갔습니다.
티켓에 적힌 영화 시작 시각은 6시 50분.
그러나 영화는 시작되지 않고 광고가 끊임없이 상영됩니다.
모두 재 보니 21개의 광고가 틀어졌고, 정작 영화는 10분이 지난 7시가 돼서야 시작됩니다.
[최인숙/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3사가 가져가는 광고 수익이 연 2천억 원 되는 반면에 이게 소비자는 고스란히 거기에서 꼼짝달싹 움직이지도 못하고 봐야 되는…"
팝콘 가격은 큰 용량 한 봉투가 멀티플렉스 3사 모두 5천 원입니다.
[김선미]
"너무 비싸요. 영화 값만큼 비싸니까 많이 부담되고요."
[정현우]
"먹는 양에 비해서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들은 멀티플렉스 3사가 팝콘 가격을 원가의 9배가량 부풀려서 판매하고 있고 영화 시간에 무단으로 광고를 틀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최근 공정위는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 앵커 ▶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사 파라마운트사도 한때 제작과 배급, 상영을 모두 해 왔습니다.
그런데 70년 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배급과 상영을 분리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결과 중소 영화사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영화시장도 더 커졌습니다.
이제야 비슷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국회, 또 정부가 참고할 대목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4년 연속 영화 관객수 2억 명 돌파.
연이은 천만 관객 영화들의 등장.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 50%.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화려한 기록들입니다.
그런데 이 눈부신 기록이 전부일까요?
나세웅 기자가 그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1일, 국내 범죄 액션 영화 '마스터'의 개봉날.
전국 극장에서 6천600여 회가 상영됐습니다.
이날의 모든 영화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가 '마스터'였습니다.
마스터를 비롯, 상위 5개 영화의 점유율은 90%.
이날 전국의 극장에는 115개의 영화가 걸렸습니다.
나머지 110개의 영화는 대부분 한두 번만 상영되고 만 겁니다.
[배장수/한국영화 제작가협회 이사]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자기들끼리 악수한다고 그러죠. 일부 영화사, 배급사 외에는 다 지금 적자에 허덕이면서 죽어나가고 있는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대 멀티플렉스는 우리나라 전체 스크린 수의 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사가 만들거나 배급한 영화를 극장에서 더 많이 편성하고, 더 큰 상영관에서 더 길게 상영하는 겁니다.
◀ 앵커 ▶
언뜻 화려해 보이는 한국 영화시장.
사실 몇 흥행대작을 제외하고 전체 한국영화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심지어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흥행대작이 아닌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 다양성 영화의 개봉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조차 빼앗기고 있습니다.
유충환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리포트 ▶
새벽 1시, 서울의 한 대형 멀티플렉스.
텅 빈 좌석들, 관객은 단 한 명입니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이 프랑스 영화는 이날 새벽 시간대 딱 1번 상영됐습니다.
[유제성]
"시간대가 없다 보니까 이렇게 새벽에 보게 됐는데, 정말 좋은 영화고 그런데 너무 시간 편성이 안 맞아서 (불편합니다.)"
개봉 2주 동안 전체 상영횟수는 88회.
'마스터' 개봉 하루치의 1.3%에 불과합니다.
중소 제작사나 수입사는 아무리 좋은 영화를 들여와도 극장에 걸 수가 없는 겁니다.
[영화수입사 관계자]
"그래서 저희들은 이제 예술영화로 승인받아서 고작 예술영화관 아니면 인디영화관 이런 곳에만 들어갈 수밖에…"
10여 년 전 경기도 안산 신도시에 들어섰던 이 극장은 지금은 폐허가 돼 버렸습니다.
반경 5km 내에 CGV와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가 무려 5곳이나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공룡 배급사들이 자신들과 같은 회사인 멀티플렉스 위주로 영화를 공급하면서 동네 소규모 영화관들을 고사시키는 겁니다.
[중소영화관 관계자]
"'야, 이 영화 걸어' 근데 저희가 이걸 안 했어요, 그럼 그다음 영화를 안 주는 거예요. 그냥 안 주는 거예요. 한마디로 문 닫으라 이거죠."
2015년 상위 5개 배급사의 관객 점유율은 94%.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내세워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거래조건을 만드는 겁니다.
◀ 앵커 ▶
영화를 선택하려 해도 대기업이 배급한 흥행대작만 상영하고 있고, 또 극장은 대기업의 멀티플렉스뿐입니다.
주말 저녁에 이 멀티플렉스에 가면 영화 한 편에 1만 원이 넘고, 보기 좀 더 편한 좌석이나 3D 입체 영화 같은 고급 서비스를 즐기려면 한 명당 3만 원에 육박하기 일쑤입니다.
심지어 팝콘과 콜라도 밖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는 느낌 받으실 겁니다.
독과점의 폐해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거죠.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주 평일 저녁 영화 '마스터'를 보러 멀티플렉스에 갔습니다.
티켓에 적힌 영화 시작 시각은 6시 50분.
그러나 영화는 시작되지 않고 광고가 끊임없이 상영됩니다.
모두 재 보니 21개의 광고가 틀어졌고, 정작 영화는 10분이 지난 7시가 돼서야 시작됩니다.
[최인숙/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3사가 가져가는 광고 수익이 연 2천억 원 되는 반면에 이게 소비자는 고스란히 거기에서 꼼짝달싹 움직이지도 못하고 봐야 되는…"
팝콘 가격은 큰 용량 한 봉투가 멀티플렉스 3사 모두 5천 원입니다.
[김선미]
"너무 비싸요. 영화 값만큼 비싸니까 많이 부담되고요."
[정현우]
"먹는 양에 비해서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들은 멀티플렉스 3사가 팝콘 가격을 원가의 9배가량 부풀려서 판매하고 있고 영화 시간에 무단으로 광고를 틀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최근 공정위는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 앵커 ▶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사 파라마운트사도 한때 제작과 배급, 상영을 모두 해 왔습니다.
그런데 70년 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배급과 상영을 분리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결과 중소 영화사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영화시장도 더 커졌습니다.
이제야 비슷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국회, 또 정부가 참고할 대목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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