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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방에 갇힌 사람들, '은둔형 외톨이' 최소 30만 추정

[뉴스플러스] 방에 갇힌 사람들, '은둔형 외톨이' 최소 30만 추정
입력 2017-01-10 20:36 | 수정 2017-01-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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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깥세상과의 접촉을 끊고 홀로 지내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한때 이 문제로 떠들썩했던 일본은 체계적인 지원책도 마련했는데요.

    우리는 최소 30만 명이 넘는다고 추정만 할 뿐 정확한 통계도 대책도 없습니다.

    먼저 박준규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2년째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는 23살 강 모 씨는 외출복을 아예 비닐로 덮어놨습니다.

    책상에 적어둔 다짐들을 보며 일자리도 구해봤지만 계속된 실패로 자신감도 이미 바닥난 상태입니다.

    [강 모 씨]
    "나가고 싶어도 몸이 떨리죠. 사람들의 시선이 차갑더라고요. 사람 취급 안 하기도 하고…"

    요즘은 하루 종일 좁은 방에서 잠을 자거나 책을 보는 게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강 모 씨]
    "여행도 다녀보고 사회생활도 하고… 남들이 다 하는 거 그런 거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자신만의 감옥에 갇혀 선뜻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 가족]
    "군대 제대하고 계속 그러거든요. 심리상담을 받고 싶은데,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추정되는 인원만 최소 30만 명.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많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심한 스트레스나 따돌림, 취업실패 같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원인이 규명된 적은 아직 없습니다.

    [박대령/'은둔형 외톨이' 심리상담센터]
    "병이 있거나 특수한 집단이라기보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기회를 잘 얻지 못하고 위축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돼서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진다고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 기자 ▶

    이미 1990년대부터 사회문제가 됐던 일본의 경우 은둔형 외톨이가 54만 명 넘게 있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7년 이상 외부와 교류를 끊고 사는 사람도 35%나 됐는데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기본적인 통계조차 없습니다.

    이제 막 일부 사회단체나 지자체가 해법을 찾고 있는 수준인데요.

    이어서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고하세요."

    점심 준비로 한창 바쁜 식당.

    여느 식당과 다를 게 없지만 이곳 직원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나 모 씨]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뭘 해도 의욕이 안 나고, 재미도 없고…"

    하지만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생활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힘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건 바로 일본의 한 사회적기업입니다.

    [코보리 모토무/'K2인터내셔널 코리아' 대표]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지원이 활발했는데, 한국에서는 민간에서 지원하는 단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국내에서도 한 사회적기업이 6년 전부터 비슷한 활동을 해왔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이충한/'유유자적살롱' 전 공동대표]
    "초반에 노동부 사회적기업 지원금으로 조금 버텼는데, 정부 차원에서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다 보니까 저희는 그런 지원을 받기는 힘들었어요."

    이런 가운데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은둔형 외톨이가 자살 같은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지자체들이 나서고 있지만 실태를 파악하기엔 힘에 부치는 상황입니다.

    [여성가족부]
    "중앙부처에선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청년정책) 사업을 하다가 우연히 간접적으로 발견되는 거죠."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좌절과 절망에 빠진 젊은이들이 오늘도 방 한구석으로 숨어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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