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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배달 앱 전성시대, 음식점 '출혈 경쟁'

[이슈클릭] 배달 앱 전성시대, 음식점 '출혈 경쟁'
입력 2017-01-17 20:23 | 수정 2017-01-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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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치킨, 짜장면은 물론이고 바닷가재에다 스테이크까지 집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위에서 손가락 하나만으로 웬만한 건 다 시켜먹을 수 있죠.

    전체 배달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배달 앱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은 편해졌다지만, 눈에 띄는 자리에 배달 광고를 내려고 경쟁업체들보다 많은 비용을 써대야 하니 상인들은 울상입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집에서 그리스식 그라탕을 만들어 봤습니다.

    필요한 식재료만 20가지.

    양파와 셀러리, 가지는 그나마 친숙하지만 이탈리안 파슬리나 올 스파이스 파우더 같은 건 이름도 생소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한아름 씨는 장을 보러 가지도 않고 해결했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요리를 골랐더니 필요한 모든 재료가 딱 원하는 양만큼 조리법과 함께 배달된 겁니다.

    [김한아름]
    "(외국요리는) 색다른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많아서 이 요리 하나를 위해 하나하나 구입하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드는데…"

    아침에 유기농 밭에서 딴 상추를 당일 오후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고, 하루에 섭취할 칼로리만 정하면 그 칼로리에 딱 맞는 도시락이 매일 집으로 찾아옵니다.

    [신현규]
    "직접 챙겨보고 싶은데, 집에서 따로따로 (사서) 해먹으려고 하니까 가격 면에서 조금 많이 나가고 좀 번거로움이 있는데요…"

    피자는 피자집, 치킨은 치킨집에서 시키던 것은 옛말.

    이제 동네의 웬만한 음식점은 배달 앱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또 다른 논란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하는 김 모 씨.

    가게 이름이 배달 앱 화면 제일 상단에 노출되게 하려고 한 달에 25만 원씩 광고비를 내고 있습니다.

    가격은 경쟁 입찰로 정해졌는데 주변 식당들과 경쟁하다 보니 높게 써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모 씨/치킨집 운영]
    "차라리 (판매) 수수료를 내고 말지. 이게 더 들어가는 것 같아요. 경쟁을 해야 하는 배달 앱 (광고) 비용을 내는 것이…"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광고를 하는 건 배달 앱에 얼마나 노출되는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월 300만 원을 내고 배달 앱 두 곳에 광고를 하는 한 식당.

    광고 이후 월매출은 두 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광고비도 더 들어가 남는 이익은 비슷하고, 입찰 경매 방식 때문에 광고비는 달마다 뛰니 비용부담이 더 커질까 봐 걱정입니다.

    [이 모 씨/배달전문점 운영]
    "작년 7월 기준으로 제가 100만 원 정도에 입찰받았던 것이 지금 현재는 300만 원으로도 과열이 돼서 그때만큼 (판매)순위를 못 받아요."

    재작년 기준 배달 앱 이용자는 1천만 명, 3년 만에 12배로 불어나면서 외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해졌습니다.

    그러나 몇 달 전엔 배달 앱들이 후기를 조작하고 광고비를 낸 음식점에만 좋은 평가를 달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최근엔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며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놓고는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광고비를 더 올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광고비 과열은 경쟁이 치열한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가맹점 대부분이 광고를 통해 매출을 늘렸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커진 영향력만큼 신뢰를 확보하고 맛으로만 승부하는 동네 식당도 아우르려면 광고 위주의 영업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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