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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너무 멀고 아예 없고, 곳곳 '학교 갈등'

[이슈클릭] 너무 멀고 아예 없고, 곳곳 '학교 갈등'
입력 2017-01-19 20:19 | 수정 2017-01-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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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맘때면 교육청에서는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고는 합니다.

    "밀지 마세요."
    "담당국장 나오라 그래요."

    학부모들의 학교 전쟁.

    새 학기를 앞두고 올해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군 좋다는 강남에서는 학교 배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는가 하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수도권에서는 학교가 없어서 난리입니다.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년여 전 입주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여기 사는 학생들은 그동안 걸어서 10분 거리 중학교에 다녀왔지만 올해 신입생부터는 사정이 다릅니다.

    학교 선호도가 높아 유독 입학생이 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늦게 입주한 이 단지 학생들만 추첨해 다른 학교로 보내겠다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오미정/D아파트 학부모]
    "저희 아파트만 배제를 하겠다는 거거든요. 저는 그것에 대해선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통학 시간을 줄이려 불편한 산길로라도 다니려던 학생들은 2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학교로 가게 되자 당혹스럽습니다.

    [김 모 양/중학교 입학 예정]
    "친구들이 자꾸 여기 사는 애들은 다 (다른) 중학교로 가야 한다고…. 기분 나쁘죠."

    해당 단지 반발이 거세자 인근 주민들이 집값 때문에 학군을 흔드는 거라고 맞서면서 동네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인근 아파트 학부모]
    "(OO중은) 학력평가 전국에서 1등하고 그래요. 다른 중학교로 가면 집값이 떨어지는 거죠. 완전히 1억에서 3억 정도. 억지로 우기면 (어쩌자는 거냐….)"

    대규모 택지개발 지역은 학교 자체가 귀해졌습니다.

    1년 전 입주가 시작된 이 택지지구는 아파트 단지가 17개나 되지만 고등학교가 없습니다.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의 학교에 다니는 황당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등굣길은 도보와 버스, 고속도로를 지나 또 버스와 도보를 거쳐 12킬로미터, 40~50분이 걸립니다.

    하지만, 학교 신설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저출산에 학생 수가 줄고 있어 당국의 승인이 깐깐해진 겁니다.

    이곳은 애초의 분양공고대로라면 올해 3월에 고등학교가 세워졌어야 할 자리지만, 학교 설립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처럼 공터로 방치돼 있습니다.

    [신연우/목감지구 학부모]
    "(분양 공고에) 처음에는 (20)17년, (20)18년, 계속적으로 (학교 생긴다고) 나오고, 현재는 미정으로 되어서 어떻게 보면 사기를 쳤다고…."

    8천 세대 대단지가 들어서는 이곳은 주민 민원 끝에 최근 초등학교 허가가 났습니다.

    하지만, 관내의 다른 초등학교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게 조건이어서 해당 학교 반발이 불 보듯 뻔합니다.

    [교육청 관계자]
    "(통폐합에) 70% 동의해 주는 게 엄청 힘들어요. 혹시 우리 학교를 재배치하지 않을까 지역적으로 동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이 학생 수 감소 대책으로 학교 신설은 억제하고 학생은 재배치하겠다는 원칙은 세웠지만 국지적 수요나 학교 선호도, 입주와 개교시기 등에 대한 세밀한 고려 없이 시행에 나서면서 새 학기를 앞두고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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