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정준희

[현장M출동] "홍보 여력도 없다" 전단지 시장도 '한파'

[현장M출동] "홍보 여력도 없다" 전단지 시장도 '한파'
입력 2017-01-19 20:26 | 수정 2017-01-19 20:39
재생목록
    ◀ 앵커 ▶

    출근길이나 점심 먹으러 나가는 길, 이런 전단지 한 번쯤 받아보셨죠?

    인터넷이나 SNS 같은 다양한 홍보 수단이 등장해도 동네 장사엔 전단지만 한 게 없다는데요.

    전단지 한 장에 생계를 거는 사람들, 불황의 한파에 요즘은 거리의 찬바람이 더 매섭다고 합니다.

    정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추위에 미세먼지까지 덮친 점심시간.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의 틈새가 전단지 업계의 최전선입니다.

    "식사하러 오세요, 감사합니다."

    "(전단지) 가져가시면 1천 원 할인돼요. 여기 지하에 (식당) 많이 있어요."

    하지만, 못 이기는 척 전단지를 받아드는 이들은 소수.

    키다리 피에로 옷을 입고, 할인과 무료 서비스를 외쳐도 한 장 건네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 명이면 한 명 받아줄까 말까, 손 주머니에 넣고 춥다고 그냥 (가죠)."

    "한 장 주려면 30번, 40번도 가요 손이. 다리 아프고 팔 아프고…."

    배포는 주로 50~60대 여성들이 하지만 요즘엔 10대 20대도 눈에 띕니다.

    전문업체 등을 통해 고용된 이들이 맡는 전단지는 하루 평균 500장.

    두 시간에 2만 5천 원 정도를 받는데 그나마도 최근 귀한 일자리가 됐습니다.

    인건비라도 아끼려 사장이 직접 배포에 나서거나 시급이 낮은 학생을 쓰는 곳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4천 장을 돌리면 비용은 모두 40~50만 원 정도로 만만치 않습니다.

    [치킨집 사장]
    "아이고, 알바 쓸 새가 어디 있어요."
    (알바비 부담되셔서요?)
    "예. 치킨이 지금 AI때문에 타격이 큰데…."

    [전단지 아르바이트생]
    "헬스장 전단지 배부하는 거요. 이제 8천 원, 다음 주 9천 원 그렇게 1천 원씩 올라가요."

    불황에 AI 사태, 부정청탁금지법까지, 외식업계에 악재가 겹치면서 전단지 업계도 올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명절을 앞둔 성수기지만 관련 업체들도 매출이 평년의 절반까지 주저앉았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단지 배포 동영상을 촬영하라거나 위치를 추적하는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이소연/전단지배포업체 대리]
    "(배포자가) 거기 갔는지 안 갔는지 실시간 확인하실 수 있게끔 앱을 도입을 했고…."

    [전 전단지 배포업체 직원]
    "목에다 (휴대폰을) 걸고 동영상을 다 찍으라고 하더라고요. 감시 차원이죠."

    SNS나 앱을 이용한 온라인 홍보가 대세지만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전단지는 여전히 가장 손쉽고 효과가 눈에 보이는 수단.

    비슷한 가게들이 밀집한 대형 상가나, 입지가 나빠 외진 곳, 매장이 작아 배달 비중이 높은 동네 장사에선 전단지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기순/중국 음식점 운영]
    "전단지 들고 오는 분이 좀 계시더라고요. 배포하지 않으면 계속 매출이 하락하는 게…."

    [이진하/생선구이집 운영]
    "휴먼 터치, (전단지) 주면서 말이라도 한마디하고 뭐 먹을까 바로바로 결정해서 올라올 수도 있고 하니까…."

    골목가게 사장님부터 기획하고 인쇄, 배포하는 직원들까지, 생계를 건 경쟁이 담긴 얇은 전단지는 불황 속에 더 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