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정준희
[뉴스플러스] 옛 명성 어디에, 쇠락한 온천 관광지
[뉴스플러스] 옛 명성 어디에, 쇠락한 온천 관광지
입력
2017-01-24 20:33
|
수정 2017-01-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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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작년 설 연휴, 목적지로 어딜 많이 검색했는지, 한 통신사 내비게이션 순위를 뽑아봤습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용인 한국민속촌, 부산 해운대 등이 50위 안에 들었고요.
스키장들도 눈에 띕니다.
대표적 겨울 여행지로 꼽히는 온천은 한 곳도 없는데요.
80~90년대만 해도 신혼여행이나 가족여행지로 인기였던 간판급 온천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손님 없는 관광특구, 온천을 취재했습니다.
먼저 정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선 태조 이성계가 다녀가 '왕의 온천'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을 자랑하는 수안보.
온천여행 성수기에 휴일 한낮인데도 거리는 썰렁합니다.
[수안보 온천 지역상인]
("요즘에 장사 좀 잘 되세요?")
"작년에도 '안 된다 안 된다' 해도 그럭저럭 살았는데 올해는 더 심해요."
80년대 연간 1천만 명에 달했던 관광객은 2백만 명 선으로 내려앉은지 오래.
콘도업체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지 20여 년째 방치된 건물에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식당들도 눈에 띕니다.
온천탕 안도 손님은 드문드문, 그나마 지역 주민들입니다.
[오상진]
"집이 충주라서 자주 옵니다. 야외탕에 있으면 신선이 된 것 같습니다."
[황은숙]
"(예전에는) 어깨가 부딪혀서 사람이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성수기였어요. (지금은) 물 하나만 자랑하고 있는데..."
온천에 생계를 건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3백여 개 가게는 울상입니다.
[이순란/식당 종업원]
"오락 시설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젊은 층이 좀 많이 오셨으면 좋겠고..."
한때 각광받는 신혼여행지였던 유성온천은 이제 관광지라 보기도 힘듭니다.
곳곳에 주점과 안마시술소가 들어선데다 노천탕은 한 곳뿐. 목욕탕이 온천수를 쓴다는 것 말고는 유흥가를 방불케 합니다.
[택시기사]
"파리 날려요. 먹을거리도 없고 볼거리도 없고 말로만 관광특구지..."
[유동열/식당 종업원]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은 없다고 보이거든요. 대전 지역에 있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대형 워터파크와 해외여행에 밀려 외면받기 시작한 지 20여 년.
너도나도 물이 좋다고 자랑하지만 지하에서 수온 25도가 넘는 물만 나오면 온천사업이 가능하다 보니 국내 온천만 5백여 곳.
10곳 중 6곳이 체온보다 낮은 30도 이하의 물을 데워서 쓰는 '무늬만 온천'입니다.
[최지원/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장]
"(다른 지역은 수온) 42~43도 맞추려면 데워야 되잖아요, 물을. 수질이라든가 효능이라든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온천탕 효과로 이름이 났던 곳들도 침체된 지역경기에 투자가 쉽지 않아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기도 어렵다 보니 동네 대중탕 급 시설로 손님을 맞는 게 현실입니다.
[이재하/관광호텔 운영]
"큰돈을 들여서는 못하고 조금조금 손보는 상황에 영업을 하다 보니까..."
지역별로 온천관광을 되살리겠다며 머리를 모으고 있지만 축제 등 단발성 행사에 그치는 실정.
무분별한 개발에 여행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던 전국의 온천들이 쓸쓸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작년 설 연휴, 목적지로 어딜 많이 검색했는지, 한 통신사 내비게이션 순위를 뽑아봤습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용인 한국민속촌, 부산 해운대 등이 50위 안에 들었고요.
스키장들도 눈에 띕니다.
대표적 겨울 여행지로 꼽히는 온천은 한 곳도 없는데요.
80~90년대만 해도 신혼여행이나 가족여행지로 인기였던 간판급 온천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손님 없는 관광특구, 온천을 취재했습니다.
먼저 정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선 태조 이성계가 다녀가 '왕의 온천'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을 자랑하는 수안보.
온천여행 성수기에 휴일 한낮인데도 거리는 썰렁합니다.
[수안보 온천 지역상인]
("요즘에 장사 좀 잘 되세요?")
"작년에도 '안 된다 안 된다' 해도 그럭저럭 살았는데 올해는 더 심해요."
80년대 연간 1천만 명에 달했던 관광객은 2백만 명 선으로 내려앉은지 오래.
콘도업체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지 20여 년째 방치된 건물에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식당들도 눈에 띕니다.
온천탕 안도 손님은 드문드문, 그나마 지역 주민들입니다.
[오상진]
"집이 충주라서 자주 옵니다. 야외탕에 있으면 신선이 된 것 같습니다."
[황은숙]
"(예전에는) 어깨가 부딪혀서 사람이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성수기였어요. (지금은) 물 하나만 자랑하고 있는데..."
온천에 생계를 건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3백여 개 가게는 울상입니다.
[이순란/식당 종업원]
"오락 시설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젊은 층이 좀 많이 오셨으면 좋겠고..."
한때 각광받는 신혼여행지였던 유성온천은 이제 관광지라 보기도 힘듭니다.
곳곳에 주점과 안마시술소가 들어선데다 노천탕은 한 곳뿐. 목욕탕이 온천수를 쓴다는 것 말고는 유흥가를 방불케 합니다.
[택시기사]
"파리 날려요. 먹을거리도 없고 볼거리도 없고 말로만 관광특구지..."
[유동열/식당 종업원]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은 없다고 보이거든요. 대전 지역에 있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대형 워터파크와 해외여행에 밀려 외면받기 시작한 지 20여 년.
너도나도 물이 좋다고 자랑하지만 지하에서 수온 25도가 넘는 물만 나오면 온천사업이 가능하다 보니 국내 온천만 5백여 곳.
10곳 중 6곳이 체온보다 낮은 30도 이하의 물을 데워서 쓰는 '무늬만 온천'입니다.
[최지원/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장]
"(다른 지역은 수온) 42~43도 맞추려면 데워야 되잖아요, 물을. 수질이라든가 효능이라든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온천탕 효과로 이름이 났던 곳들도 침체된 지역경기에 투자가 쉽지 않아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기도 어렵다 보니 동네 대중탕 급 시설로 손님을 맞는 게 현실입니다.
[이재하/관광호텔 운영]
"큰돈을 들여서는 못하고 조금조금 손보는 상황에 영업을 하다 보니까..."
지역별로 온천관광을 되살리겠다며 머리를 모으고 있지만 축제 등 단발성 행사에 그치는 실정.
무분별한 개발에 여행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던 전국의 온천들이 쓸쓸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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