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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줄' 된 굴착기, 불길 속에서 초등생들 구조

'생명줄' 된 굴착기, 불길 속에서 초등생들 구조
입력 2017-01-25 20:30 | 수정 2017-01-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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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불길에 휩싸인 초등학교에 뛰어든 용감한 시민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굴착기를 몰고 들어가 초등학교 2층 난간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지상으로 무사히 태워 내렸는데요.

    박주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고, 연기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지난달 16일 오전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학교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학생들이 수업 중이던 바로 옆 교실 건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고학년 학생들은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1,2학년생 20여 명은 교실 창문 밖 4미터 높이 난간으로 몰렸습니다.

    [교직원]
    "연기가 복도로 계속 들어오니까 (학생들이) 이쪽으로 (대피할) 생각을 한 거죠."

    300미터 떨어진 공사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굴착기 기사 안주용 씨는 곧바로 굴착기를 몰고 와, 잠긴 철문을 굴착기로 부순 뒤 학생들이 고립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안주용/굴착기 기사]
    "진입할 땐 조금 무서웠습니다. 저보다 아이들이 더 무서워할 것 같아서 그냥 아이들만 보고 간 겁니다."

    연기 때문에 건물 안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 씨가 생각해낸 건 굴착기에 달려 있는 '버킷'이었습니다.

    버킷을 난간 위로 올린 안 씨는 두세 명씩 학생들을 태워 지상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30분 만에 4층 건물이 모두 탔지만, 인근 공사장 근로자 40여 명도 달려와 도운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호봉/경기화성소방서 현장대응팀장]
    "굴착기 기사와 공사장 인부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인명대피를 빨리할 수 있었고, 저희가 다른 곳에 가서 화재 진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받은 안 씨는 "3남매의 아빠로서 아이들이 남의 자식 같지 않았다"며 "그날 현장에 달려온 근로자들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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