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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음주 방치하는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

[현장M출동] 음주 방치하는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
입력 2017-02-18 20:26 | 수정 2017-02-1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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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알코올중독 환자들은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 술을 끊고 몇 달씩 입원을 해야 하죠.

    그런데 일부 병원에선 환자들이 술을 사 마시고, 병원은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알코올중독 환자 120여 명이 입원 중인 병원.

    한 남성이 밖으로 나오더니 근처 가게로 들어갑니다.

    안에선 이미 술판이 한창입니다.

    취기가 올라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노상방뇨도 서슴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나온 남성은 막걸리를 사자마자 한 병을 통째로 들이킨 뒤, 다시 비틀거리며 병원으로 돌아갑니다.

    [병원 주변 주민]
    "(병원) 앞에 마트에 거기서 일곱 분, 여섯 분이 만날 술 드셨는데…"

    술에 취해 병원 주위를 배회하는 환자들 탓에 불안한 건 주민들입니다.

    병원 이전을 요청하는 시위까지 벌였을 정도입니다.

    [상인]
    "대문 앞에서도 술 먹고 경찰이 다 왔었어요. ("걱정을 많이 하시겠네요?") 부모들은 그렇죠."

    [중학교 교사]
    "병원 그쪽이 버스 정류장이에요. 애들이 (버스) 타러 가면 취하신 분이 뭐라고…"

    취재 사실을 안 병원 직원들이 부랴부랴 환자들을 불러들이지만 그때뿐.

    현행법상 스스로 입원한 환자는 담당의사 동의만 얻으면 외출이 자유롭기 때문에 무작정 막기도 어렵다는 게 병원 측 주장입니다.

    [병원 관계자]
    "강제적으로 못 나가게 하면 인권위에 고발을 해버리니까 우리도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관리가 허술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입원환자 한 명당 월 190만 원 정도가 건강보험에서 지원되는데 병원 입장에선 환자가 늘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

    일부 병원은 환자 유치를 위해 담배 등 편의를 제공하거나 음주도 모른 척한다는 게 보호자들의 얘기입니다.

    [알코올중독 환자 가족]
    "음식 같은 것 시켜다 먹으면서 (술) 한 병씩 끼워서 배달시키기도 하고 안 걸리면 갖다 먹고…"

    이렇다 보니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러 갔다가 도리어 악화됐다는 환자도 적지 않습니다.

    [병원 입원 환자]
    "(심한 환자들은) 5시간 6시간을 헛소리를 합니다. 기억력도 거의 없고, 이 정도까지 갈 수 있나…"

    [윤영환/알코올전문병원 원장]
    "최소 1년 이상의 단주가 필요한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입원치료한 후에 6개월에서 9개월 정도 외래진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통계에 잡히는 전국의 알코올중독 환자는 7만여 명, 건강보험 재정에서 한 해 지원하는 금액은 1천600억 원에 달합니다.

    허술한 제도 탓에 환자들의 병도, 건보 재정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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