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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 모르네"…금복주, 이번엔 '상납' 갑질

"세상물정 모르네"…금복주, 이번엔 '상납' 갑질
입력 2017-02-19 20:19 | 수정 2017-02-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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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결혼한 여직원을 강제 퇴사시키는 관행으로 지탄을 받았던 주류회사 금복주 기억하시죠?

    이번에는 하청업체로부터 떡값을 받아챙긴 것도 모자라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조의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구에서 작은 홍보대행사를 운영 중인 한선미 씨는 지난 2013년, 고객사인 금복주 본사 간부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10년째 하청 일을 하면서 인사 한 번 하지 않는다며, 명절 떡값 명목으로 3백만 원을 내놓으란 겁니다.

    [한선미(가명)/하청업체 대표]
    "선물이나 회식비 정도 지원을 해달라는 얘긴 줄 알고 그렇게 해드리면 되냐고…그런데 그 팀장님은 피식 웃으면서 세상물정 너무 모른다고 얘기하시면서 3백만 원을 딱 금액을 말씀을 하셨어요."

    한 번 인사치레일 줄 알고 순순히 돈을 건넸지만,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이듬해엔 설, 추석에 각각 500만 원씩, 다음해엔 아예 금복주로부터 수주받은 매출액의 5%를 그것도 실제 계약이 이뤄지기도 전에 선납으로 내놓으라고 다그쳤다는 겁니다.

    [금복주 OO팀장]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 되지 그건. 1년 거래 더 할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 줬잖아. 왜 대답이 없어? 너는 고맙다고 눈물을 흘려도 모자랄 판국에…(그거 수용 못 하면 제가 잘려나가야 돼요? 저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거든요.) 그 금액을 못 맞춰 낼 것 같으면 못 하는 거지 무슨 상관인데 도대체?"

    사장에게 상납하는 돈이니 거부하면 일감이 끊어질 거라고도 말했습니다.

    [금복주 OO팀장]
    "자꾸 그런 소리 하고 앙탈 부리고 그럼 안 된다. 제발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 알고 덤벼. XX야"

    [한선미(가명)/하청업체 대표]
    "타 하청업체에는 예전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었다고 하니까…이제야 늦게 상납 대상에 들어온 거를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된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결국, 3년간 시달림을 받으며 2,800만 원을 상납한 한 씨는 지난해 말 금복주 감사팀 담당자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감사 담당자는 한 씨 말고도 대표이사가 여러 하청업체에 상납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했습니다.

    [금복주 감사 담당자(지난해 12월)]
    "이건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 대상입니다. 무조건. 이 분(대표이사)은 그런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하청 대표들도 거의 피눈물을 토합니다."

    하지만 그 후 아무 연락이 없었고, 금복주는 한 씨와의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금복주는 자체 조사 결과 팀장 한 명의 개인 비리에 불과한 걸로 확인됐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금복주 임원]
    "자체 조사한 부분은 다른 문제가 없다는 거죠. 회사와 연관된 부분이 아니고 개인 일탈에 의한 개인 비리 차원 아닙니까?"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금복주 전 팀장은 회사 측이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자신에게 모든 걸 덮어씌웠다며, 경찰에 모든 걸 자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복주 OO팀장]
    "저한테 한 얘기가 '만약에 일이 불거지면 자기는 대표이사니까 좀 빠져야 한다. 네가 한 걸로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자'…어떻게 분위기가 그렇게 몰고 갔어요."

    경찰은 금복주 임직원들의 부당한 상납 요구와 공갈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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