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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계량기 때문에, 옆집 전기 요금 수년간 '대납'

뒤바뀐 계량기 때문에, 옆집 전기 요금 수년간 '대납'
입력 2017-02-24 20:26 | 수정 2017-02-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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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매달 전기요금 고지서 보면서 '다음 달에는 전기 좀 아껴 써야겠다', 이렇게 마음 다지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수년간 우리 집에 옆집 요금이 부과돼왔다면, 그래서 안 내도 될 돈 수백만 원을 더 내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이런 일이 실제로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박주린 기잡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구의 한아파트에 사는 이 모 씨는 최근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입주 뒤 7년간 옆집 전기요금이 부과돼 실제 쓴 것보다 1천6백만 원을 더 냈던 겁니다.

    [관리사무소]
    "'에어컨도 안 쓰고 그랬는데 많이 나왔다' 이거지. '(원인을) 찾아보자' 그렇게 된 거예요. 꼭 몇백 세대 아파트에서는 이런 게 나와요."

    문제는 계량기에 있었습니다.

    시공사가 착오로 계량기 배선을 옆집과 바꿔 연결했기 때문입니다.

    애초 더 낸 요금의 30%만 보상하겠다던 시공사는 거듭된 실랑이 끝에 전액 보상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시공사]
    "실질적인 일은 협력업체에서 진행했지만 어쨌거나 많이 피해를 입으셨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아파트에서만 생기는 건 아닙니다.

    이 5층짜리 다세대주택은 10가구 전체가 3년간 옆집과 전기요금을 바꿔 내 왔습니다.

    관리사무소가 계량기를 관리하는 아파트와 달리 주택은 '한국전력'이 각 세대까지 전기를 공급하고 검수를 책임집니다.

    수차례 민원 끝에 요금은 돌려받았지만, 그만큼 요금을 덜 내왔던 옆집은 당황스럽습니다.

    [배동희]
    "'앞집과 해결해서 돌려받아라.' 이런 식으로 (한전에서)응대 받은 분도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절전하면서) 노력을 해 왔는데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생각을 하니까 왠지 사기를 당한 느낌입니다."

    전기공급약관에 따르면 검침원 실수 같은 한전 과실로 인한 과다요금에 대해선 5% 이자를 더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량기가 뒤바뀐 경우에 대해선 건설사나 한전 모두 보상 근거가 없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가 일쑤입니다.

    [이주홍/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
    "계량기가 뒤바뀐 소비자 상담사례가 한 해 100여 건 정도가 들어오는데, 주민 간의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한전은 "계량기가 뒤바뀌는 사례는 극히 소수"라면서도 "검수를 강화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 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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