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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버리고 얻은 풍요로운 삶 '미니멀라이프'

[이슈클릭] 버리고 얻은 풍요로운 삶 '미니멀라이프'
입력 2017-02-26 20:28 | 수정 2017-02-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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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니멀라이프'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갖추고 사는 삶의 모습을 일컫는 말인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정리하기, 버리기 유행 등을 일으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노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이 방엔 장난감과 온갖 교구들로 가득해 아이들이 놀고 쉴 공간이 없고, 옷 방 역시 옷과 화장품이 너무 많아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85제곱미터 아파트로 네 가족이 살기엔 좁지 않지만 짐이 너무 많다 보니 생활공간으론 거실만 겨우 사용하는 실정입니다.

    [이정선]
    "저도 버리고 싶은 마음들은 굉장히 많았는데 그걸 쉽게 혼자서 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스트레스들이 있어서…"

    정리전문업체에 SOS를 요청했습니다.

    물건들을 한데 모으고, 버릴 것을 골라내고 용도별로 수납하기 시작합니다.

    장난감들을 버리니 아이가 공부하고 놀 수 있는 온전한 아이 방이 생겼습니다.

    옷 방에선 작년까지 직장을 다니며 입었던 정장 수십 벌을 처분했습니다.

    과감하게 버리고 났더니 오히려 홀가분해지고 앞으로 아이들과 무얼 할지, 자신의 새로운 삶은 어떻게 꾸려갈지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정선]
    " 아이들하고 활동하기 편한 옷들 위주로 남기고, 몇 가지만 두고서 남긴 거거든요. 미련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작가 신미경 씨의 화장대.

    비비크림과 립스틱, 눈썹을 그리는 색조제품과 보습제가 화장품의 전부입니다.

    냉장고 역시 딱 하루치 먹을 과일과 채소, 장류와 소스류 몇 가지가 다입니다.

    [신미경/작가]
    "바구니를 안 들어요, 장바구니를. 제 두 손에 못 드는 거는 안 사요."

    신 씨도 예전엔 많이 사고 많이 갖는 걸 즐겼는데, 4년 전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면서 생활을 180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수년째 덜어내고 비우는 생활을 하다 보니 마음도 한결 차분해지고 건강도 많이 회복됐다고 합니다.

    [신미경/작가]
    "집에 일찍 들어와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일찍 잠이 들고 피로를 많이 풀면 다음날 업무에 집중도가 달라지는 것 같긴 해요."

    이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놓고 사는 삶을 '미니멀라이프'라고 합니다.

    검은 폴라티에 청바지로 옷차림을 단순화한 스티브 잡스의 모습이 대표적.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모든 게 파괴된 경험을 한 일본은 버리기 열풍이 불 정도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물질적 풍요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며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준영/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물건에만 쫓아서 살던 삶에서 자기가 잃어버렸던 어떤 삶의 가치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다시금 또 재발견하려고 하는…"

    1인 가구의 보편화로 많은 물건을 소유하기가 어려워지고 장기화된 불황으로 씀씀이를 줄이게 된 상황도 자연스레 미니멀라이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갖기보다 무엇이 내게 더 가치 있는 것인지, 미니멀라이프는 가장 단순하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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