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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생산도 소비도 '휘청' 위기의 한국 김치

[집중취재] 생산도 소비도 '휘청' 위기의 한국 김치
입력 2017-03-03 20:30 | 수정 2017-03-0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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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 식당을 점령한 중국산 김치, 어제 어제 자세히 전해 드렸는데요.

    가족과 친지, 이웃들이 오순도순 함께 담그는 김장 문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한국 하면 김치, 김치 하면 한국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산 김치가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식당에서는 값싼 중국산에 밀리고 가정에서는 먹는 사람이 줄면서 우리 김치가 사면초가에 놓였습니다.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9년째 배추김치를 납품하고 있는 중소업체입니다.

    재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2만 3천 원 정도의 원가를 들여 10kg 한 상자를 생산한 뒤 음식점에 2만 5천 원에 넘깁니다.

    1만 원 밑으로도 파는 중국산과 경쟁하려 이익률을 2~3%까지 낮췄지만 역부족입니다.

    작년엔 5억 원 적자까지 기록했습니다.

    [김준휘/김치 제조업체 본부장]
    "중국 김치 쓰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거기다가 대고 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나는 김치를 더 권장해드리기가 힘든…"

    직격탄이 된 건 널뛰는 배춧값.

    쌀 때도 중국산과 경쟁이 안 되는데 금배추라도 되면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김치공장 관계자]
    "(배추 한 트럭에) 200만 원 할 때 시세를 맞춰서 이제 계약을 해요. 그러다 갑자기 1천만 원이 돼 버려요. 한두 달 안에 싹 다 말아먹는 거죠."

    국내산에만 필수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해썹도 업체들에겐 부담입니다.

    절인 배추는 3단계로 씻어 세균을 줄이고 전 재료에 원산지 증명서를 만들고 전문기관의 검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절반 이상이 직원 10명이 안 될 만큼 영세한 국내 업체들은 해썹 인증이 필요없는 중국산에 역차별까지 받는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해가 다르게 감소세인 국내 소비는 한국 김치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습니다.

    국민 한 사람이 하루 먹는 양은 63g. 10년 새 4분의 1이 감소했습니다.

    줄어든 양에서마저 중국산 비중이 커지는 겁니다.

    [박성훈/세계김치연구소 본부장]
    "중국산 김치가 가정용 김치까지도 시장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대응을 잘 해야 되겠습니다."

    정부는 김치 수출로 활로를 뚫겠다지만 고급화 차별화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5억 원으로 수입액의 28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종주국이란 타이틀만 내세우기엔 생산도 소비도 수출도 모두 휘청이는 위기의 한국 김치를 살릴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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