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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사람 잡는 '기계식 주차장' 허술한 대책뿐

[이슈클릭] 사람 잡는 '기계식 주차장' 허술한 대책뿐
입력 2017-03-13 20:27 | 수정 2017-03-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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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 들어 기계식 주차장 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높이나 깊이가 10미터 넘는 시설이 많아 사고가 나면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지난달부터 안전과 관리를 강화하도록 관련법까지 개정됐는데 사람 잡는 주차장이란 오명은 그대로입니다

    조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느 쪽으로 내려가야 돼. 옆으로 비켜주세요!"

    승용차 한 대가 10미터 아래로 떨어진 채 부서져 있습니다.

    80대 운전자가 후진하다 추락한 겁니다.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

    같은 날 부산에서는 승용차가 기계식 주차장 12미터 아래로 떨어져 60대 운전자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관리인에게 주차를 부탁하고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정지가 안 된 채 진입한 걸로 추정됩니다.

    [경찰 관계자]
    "(운전자가) 하차하려는 순간에 차가 슬슬슬 앞으로 가서 (기계식) 주차장 문을 통과해서 밑으로 떨어져서…."

    기계식 주차장 사고는 지난 2010년 이후 44건으로, 이 중 24명이 숨질 정도로 피해도 중대합니다.

    절반 이상이 운전자나 관리자 등의 과실로 추정되면서 지난달부터는 법을 고쳐 반드시 관련 교육을 받은 관리인이 주차를 돕도록 했지만 여전히 허술합니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

    관리인은 자리에 없고 운전자 혼자 조작하려 애를 씁니다.

    [운전자]
    "출고하고 나면 '팰릿(지지대) 격납'이 떠서 운전이 안 눌러지네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할 줄을 몰라서…"

    주차면이 부족한 탓에 선택의 여지도 없습니다.

    [운전자]
    "좀 불안하기는 해요. 뭐 이것도 괜찮은 건가. 불안하긴 한데…."

    그나마 관리인 배치도 스무 대 이상일 경우만 의무사항일 뿐, 소형 기계식 주차장은 비용 문제를 이유로 빠졌습니다.

    [기계식 주차장 관리인]
    "24시간 기계식 주차를 보고 있으려면 다른 업무를 전혀 못할 것 아니에요. 여러 명이 근무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거죠."

    주차장 기계 결함도 주요한 사고 원인.

    2년에 한 번 받게 돼 있는 정기점검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레일과 체인 등 부품을 확인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전기 문제도 체크하지만 근본적 결함까지 찾기는 어렵습니다.

    [김제권/교통안전공단 수석위원]
    "크랙(금) 간 부분들은 사실 우리 눈에 안 보이거든요. 특수 장비 가지고 좀 더 심도있게 검사를 해야 되겠죠."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주차장 관리도 문제입니다.

    70대 관리인이 운전자 대신 차를 세우다 10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진 사고.

    해당 주차장은 정기점검을 받은 지 10년이 넘었고, 관리인은 면허조차 없는 상태였지만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중대한 인명사고가 아니면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류병의/교통안전공단 차장]
    "(사고를)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데, 조사권이 없다 보니까, 사고 원인이라던가 분석하기 힘들어서 (공식 사고 통계에) 반영을 안 시킨 것도 있습니다."

    내년부터 주차장 관리자가 월 1회 자체점검을 하고 필요하면 정밀검사도 받도록 또 법이 바뀌는 가운데, 기계식 주차장은 작년에만 1천3백여 곳이 늘어 전국 2만 8천여 곳에 달합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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