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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연리 3600%? 10대들의 위험한 돈놀이

[뉴스플러스] 연리 3600%? 10대들의 위험한 돈놀이
입력 2017-03-14 20:22 | 수정 2017-03-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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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주로 10대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입니다.

    "'쇼박'을 구한다", "'깊박' 거래할 사람 찾는다"처럼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를 대화가 오갑니다.

    물건 사고파는 건가 싶은데, 알고 보니 돈놀이였습니다.

    한 달에 수백 퍼센트, 이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요.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0대 여학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입니다.

    게시물마다 '쇼박', '추금'이라는 생소한 용어와 함께 숫자가 쓰여있습니다.

    쇼박은 '쇼핑몰 박스'의 줄임말이지만 실제로 오가는 건 물건이 아닌 돈입니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로 추가금액을 붙여서 정해진 기간에 갚겠다는 겁니다.

    [인터넷 금전 거래 경험자]
    "만약에 '5만 원을 구합니다. 다시 7만 원이나 6만 원으로 갚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리면 대출을 해주는 사람이 연락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자가 터무니없이 높습니다.

    5만 원을 빌려 이틀 뒤 6만 원으로 갚는 건, 연리로 치면 3600%가 넘는 고금리입니다.

    3주 이자가 15만 원, 연리 850%짜리 거래가 있는가 하면, 무조건 2배로 불려 두 달 뒤에 갚겠다는 조건까지 있습니다.

    직접 거래를 시도해봤습니다.

    돈을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자, 신분증과 각종 개인정보를 요구합니다.

    [인터넷 거래 경험자]
    "페이스북, 신분증, 학생증, 학교 반, 인스타 이런 거 (알려 달라고)..만약 돈을 이때까지 안 갚으면 난 너의 정보를 다 아니까 이걸 다 뿌릴 거라고.."

    단순히 개인 간에 돈을 빌려주는 사적인 거래라기보다는, 대부업의 영업방식에 가깝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입니다.

    문제는 허가나 가이드라인도 없고, 금리도 법정한도를 크게 벗어나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김상록/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대부업법상 최고 금리라든지 위반소지가 많다고 보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필요하면 수사당국에 수사 의뢰를.."

    또, 돈을 빌린 다음, 받은 돈보다 더 비싼 금액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되갚는 기프티콘 거래나 값나가는 옷이나 화장품으로 돌려주는 물품 거래도 10대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더 비싼 걸 주니까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걸 받을 수 있는 거니까 이득이죠."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높은 이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돈을 빌려쓰다 보면, 성인이 돼서도 대부업체를 이용하거나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최해원/고등학생]
    "가정시간에 얕게 배운 거 빼고는 (없어요) 돈을 올바르게 써야 한다, 충동구매는 안 된다 이런 거 좀 기본 상식적인 내용들이요."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은 66.2점으로 OECD가 정한 최소 목표치에도 미치지 못했고, 특히 20대 젊은층의 이해력은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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