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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못 믿을 외벽 단열재…불붙으면 '활활'

[이슈클릭] 못 믿을 외벽 단열재…불붙으면 '활활'
입력 2017-03-20 20:24 | 수정 2017-03-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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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얼마 전 서울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수백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는데요.

    이번에도 불에 타기 쉬운 외장재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지, 나세웅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불길이 빌딩 외벽을 차례로 태우고, 검은 유독가스가 건물을 뒤덮습니다.

    인근 직장인 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떨어지는 외벽에 맞아 현장 근로자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용접 불똥이 튀어 외벽에 불이 붙은 건데,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소재여서 진화가 어려웠습니다.

    [김성준/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밑에서 다시 화재가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올라가는 그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외벽 단열재에 따라 화재 확산속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5미터짜리 구조물을 짓고 실험을 해 봤습니다.

    가연성 자재는 아래쪽에서 시작된 불이 금세 윗부분까지 번지더니, 6분 56초 만에 최대 온도에 도달합니다.

    불연성 자재는 최대 온도까지 11분 17초 걸렸습니다.

    대피시간을 4분 이상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6층 이상 상업 건물은 반드시 불에 잘 안 타는 준불연 자재 이상을 쓰도록 지난해 4월부터 건축법이 개정됐지만, 그전에 건축 허가를 받은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아 여전히 외벽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준불연 단열재를 사용하면 괜찮을지, 실험장비에 넣고 10분간 가열해 봤습니다.

    단열재가 내뿜는 열은 면적당 평균 23.8메가줄(MJ), 기준치인 8메가줄을 훌쩍 넘습니다.

    형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심지훈/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시편(실험용 조각)에 불이 붙었을 경우에 높게 나옵니다. 준불연 자재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건축자재 생산업체들의 모임인 '내화건축자재협회'가 공사 현장에서 준불연 단열재를 수거해 여섯 차례 실험한 결과에서도 절반만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국가공인기관에서 인증까지 받은 제품이 화재에 취약한 이유는 비용상의 문제로 단열재의 한쪽 면만 준불연 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열재 인증 기준도 대형 구조물로 실험하는 일본이나 영국 등과 비교해보면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입니다.

    [안형진/내화건축자재협회 기획조정실장]
    "외부에 부착된 부착물들이 아래로 떨어질 수가 있고 화염이 건물로 전파가 될 수 있어서 그러한 실험 방법이 필요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외벽 단열재 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기관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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