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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외면받는 무형문화재, 전수자 없어 맥 끊긴다

[이슈클릭] 외면받는 무형문화재, 전수자 없어 맥 끊긴다
입력 2017-03-26 20:29 | 수정 2017-03-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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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평생을 갈고 닦아 전통 예술 분야에서 최고가 된 장인을 살아 있는 문화재, 즉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죠.

    그런데 시나위, 벼루장은 물려줄 사람이 없어 아예 사라졌고 살풀이, 줄타기도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는데요.

    다른 무형문화재들도 걱정입니다.

    김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휘파람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지자 숲 속에서 매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먹이를 던지자 순식간에 낚아채 먹어치웁니다.

    야생에 살던 매를 길들여 사냥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매사냥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문화로 국내 무형문화재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박용순 응사/대전시무형문화재]
    "자연과 함께하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고요. 단순히 꿩 토끼 잡는 게 매사냥이 아니라, 우리 문화사의 일부분이었습니다."

    20여 명이 전수자 교육을 받았지만 대부분 생계 등을 이유로 포기해 2명만 제자로 남았습니다.

    [양진기/제자]
    "생업하고는 전혀 거리가 멀다 보니까요. 매 붙들고 있다고 해서 누가 돈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따뜻해진 봄볕 아래 조선장 무형문화재인 김귀성 씨가 배를 손질하는 데 한창입니다.

    조선시대 새우젖과 소금 등을 실어 나르던 황포 돛배로 과거 모습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평생을 바쳐 국내 유일한 장인이 되었지만, 대를 이을 제자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김귀성/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밑에서 기술을 배운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원, 생활 그런 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30대 아들과 60대 지인만이 생업과 병행해가며 기술을 전수받고 있습니다.

    [이의영/제자]
    "전념하기엔 또 생활에 보탬이 되는 부분이 미약해요. 그래서 망설였는데…."

    무형문화재가 되면 일정액의 지원금을 받지만 전수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전수자들은 별다른 벌이 없이 오랜 기간 여러 단계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버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람은 136개 종목 170여 명.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이지만, 이 가운데 8개 종목은 보유자가 사라졌고, 25개 종목은 전수 교육 조교조차 없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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