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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태교 때부터" 등골 빼는 '유아 사교육'

[집중취재] "태교 때부터" 등골 빼는 '유아 사교육'
입력 2017-04-10 20:34 | 수정 2017-04-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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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영어는 기본, 수학 과학은 필수.

    중고생 학원 광고가 아니라 장난감이 어울릴법한 영유아들을 상대로 한 교재업체들 얘기입니다.

    내 아이만 뒤처질까 불안한 부모들 심리를 파고들면서 수십만 원짜리 교재파는 박람회에도 학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습니다.

    부모 등골 빼는 유아 사교육, 먼저 오현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작 전부터 박람회장은 인산인해입니다.

    바깥까지 100미터 넘게 줄을 선 사람들.

    "팔찌 보여주세요."

    갓난아이를 안고 온 아빠에 유모차를 밀고 온 엄마들까지.

    뛰어가다시피 입장한 이들을 기다리는 건 교육업체들입니다.

    교구 체험장은 이미 발디딜 틈이 없고 부스마다 상담 받으려는 학부모들로 꽉 찼습니다.

    [영어교재 판매원 ]
    "방문만 하셔도 저희가 어마어마한 상품을 드리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가격대는 만만치 않습니다.

    올 1분기 유아용 학습교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1%가 올라, 지난해 말부터 상승폭이 커지는 상황.

    실제 웬만한 교구나 교재는 10만 원 안팎에, 수십만 원짜리, 100만 원 넘는 퍼즐 교재도 등장했습니다.

    취학 전 유아 대상인데도 한글 교재는 거의 눈에 안 띄는 것도 특징.

    영어는 기본이고, 그것도 만 두 살에는 시작하라고 강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영어교재 판매원]
    "태교 때부터 6세까지 프로그램이 있어요. 24개월부터 많이들 하세요.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가 24개월입니다."

    내년부터 교과 과정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포함된다는 소식에 불안한 학부모들을 노린 수학과 과학 교재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교재 판매원]
    "맨날 수포자(수학포기자)만 생긴다고 알고 있는데요, 과포자(과학포기자)도 굉장히 많거든요. 어렸을 때 이론만 하는 것 정말 힘들어요, 이제는.."

    각종 스마트폰 앱에 IT 기기, 게임까지 0살에서 7살 영유아에게 얼마나 교육 효과가 있을지 의문인데도 귀가 솔깃하다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학부모]
    "요즘 영어나 이런 것은 그냥 기본이고 수학 과학 쪽으로 치우치죠."

    수조 원대 규모로 커진 유아 사교육 시장.

    학령인구 감소로 타격이 큰 초등 사교육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업계에선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사교육비 통계에도 포함하지 않는 사각지대로 방치해 학부모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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