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합격 '바늘구멍'…좌절하는 공시생 잇단 비극

◀ 앵커 ▶

공무원 시험에 도전 중인 이른바 '공시생'이 25만 명이 넘는데, 합격문이 바늘구멍이라 한 해 3% 정도만 성공을 합니다.

이런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4일, 청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년째 준비해온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뒤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휴게소 관계자]
"(그런 일이)있었다는 것만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있던 사람들은 충격받아서…."

경찰 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던 지난달 23일에는 30대 공시생이 나무에 목을 맸습니다.

수첩에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시험을 쳤다.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서울 노량진 고시촌.

오랜 고시 생활의 압박은 비좁은 방만큼이나 답답하게 조여옵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기회 자체가 별로 없으니까 이번에 떨어지면 바로 내년이고, 내년에 떨어지면 바로 내후년이니까…."

고시원과 학원에 내야하는 돈은 납덩이처럼 무거운 부담입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그 돈을 다 모아놨었어요. 다 쓰면 이제 부모님께 손 벌려야 하는 거니까…."

지난 8일 치러진 9급 공무원 시험의 응시자는 17만 2천여 명, 역대 최다였습니다.

이 가운데 공무원이 되는 건 2.8%, 낙방한 97%는 내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2년 안에 못하면, 학교 복학해야 하잖아요. 이 시선을 받는 게 지금부터 두려운 거죠."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70%는 우울증 위험군으로, 우울감도 일반인의 3배라는 조사 결과는 청년 취업난의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