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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의무화했지만, 말뿐인 버스기사 휴식시간

[뉴스플러스] 의무화했지만, 말뿐인 버스기사 휴식시간
입력 2017-05-19 20:36 | 수정 2017-05-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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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영동고속도로 버스 졸음운전 사고 이후, 버스기사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대형차에 안전장치를 달게 하는 대책을 정부가 내놨죠?

    하지만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졸음운전에 내몰리는 운전기사들의 실태와 해법, 취재했습니다.

    전준홍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4시 반.

    마을버스 기사 이창훈 씨가 버스 차고지에 들어섭니다.

    차량을 점검한 뒤 5시 반 출발.

    30개 넘는 정류장을 반복해서 도는 9시간 강행군이 시작됩니다.

    [이창훈/마을버스 기사]
    "편도 당 8분 주어져 있어요. 8분. 도착하자마자 가야 하고 계속 이런 식으로 반복하는 거죠. 온종일."

    배차 간격을 맞추려 무리한 운전도 하고.

    화장실 갈 때는 무조건 뛰고. 오전 10시에 먹는 아침밥도, 20분 안에 해결해야 합니다.

    졸음운전이 대형사고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 2월부터 2시간 운전에 15분, 4시간 운전에 30분씩 휴식을 의무화했지만, 현실적 여건 때문에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피로가 누적되죠. (근무한 지) 6일째 되는 날 잠 좀 부족하게 자고 나오면 아주 졸리죠."

    휴게시간이 주어졌다지만 실제로 쉴 틈을 찾긴 어렵습니다.

    10여 분만에 차량 점검이나 주유, 가스 충전을 마친 뒤에야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시간 반짜리 왕복코스를 하루에 5차례 달리는 광역 버스.

    격일근무가 원칙이지만 하루 20시간 운전을 거의 매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돈을 좀 더 벌려는 운전기사와 업체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을 때가 잦기 때문입니다.

    [광역버스 기사]
    "한달 내내 일하는데 4일 쉬고 일하는 사람도 봤고요. 3시간, 집이 좀 가까운 사람은 4시간 수면 취하고 나옵니다."

    이처럼 졸음운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보니 이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한 기술도 개발되고, 버스나 화물차에 적용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택배 물건을 운반하는 11톤 대형 화물차.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자 운전석에 경고음이 울려 퍼집니다.

    주로 승용차에 사용되는 안전장치를 대형 화물차에 별도로 설치한 겁니다.

    [이활이 CJ대한통운 팀장]
    "간선 차량 같은 경우 야간운행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졸음운전에 의한 안전사고의 예방 측면에서 도입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운전자가 눈을 깜빡이고 하품을 하자, 계기판에 경고음과 함께 휴식을 취하라는 안내가 뜹니다.

    운전대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의 표정을 통해 졸음운전인지 식별하는 겁니다.

    [김삼용 현대차 책임연구원]
    "안경이나 선글라스의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다 동작이 가능한 조건입니다. 2019년에서 2020년에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안면 인식이 가능한 버스용 졸음운전 감지 장치를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올해부터 자동 긴급제동장치를 새로 출시되는 차량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보호장치는 보조수단일 뿐 운전기사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는 기존 대책만 잘 지켜져도 사고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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