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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사람 잡고 범인 놓치고…초동수사 '허술'

경찰, 생사람 잡고 범인 놓치고…초동수사 '허술'
입력 2017-06-05 20:28 | 수정 2017-06-0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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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영문도 모른 채 도둑질했다는 누명 쓰고 재판에 나오라는 통보까지 받으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경찰이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생사람 잡은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최경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통영에서 사는 유 모 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법원 출석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지난 4월 서울의 편의점에서 술을 훔친 죄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유 모 씨/경남 통영시]
    "절도죄"라고…가족이 뒤집혔죠. 서울 간 지 제가 한 10년이 됐는데 너무 황당하고 "보이스 피싱 아니냐" 이럴 정도였으니까…."

    통지서에 적힌 범행 시각, 유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일했고 이 모습이 가게 CCTV에 남아 있었습니다.

    유 씨는 CCTV를 보내겠다며 경찰서에 전화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법원에 출석하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서초경찰서]
    (제가 지금 순간이동 합니까?) "저희가 신분 확인 그때 다 했었어요. 서류대로 출석하시면 되고요."

    알고 보니 절도죄로 붙잡혔던 범인이 유 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불법 도용했던 겁니다.

    당시 경찰은 이 신원 조회 단말기로 범인이 불러준 유 씨의 주민번호를 조회해 유 씨의 사진과 지문번호까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있던 범인의 얼굴과 지문을 비교해보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초경찰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문번호까지 확인을 못 한 것 같아요."

    경찰의 실수로 유 씨는 범인으로 몰렸고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난 범인은 아직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기본적인 절차들이 무시된 것이고 (범인이) 2차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성도 있고…."

    취재가 시작되자 통영에 사는 유 씨를 찾아가 사과한 경찰은 해당 지구대 직원에 대해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접수된 수사 이의 신청 건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천4백 건을 넘었고 이 가운데 53건은 재수사 결과 경찰의 잘못으로 밝혀졌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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