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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의 전쟁] 1명이 3만 명 관리…現 지원책 '허점 투성이'

[치매와의 전쟁] 1명이 3만 명 관리…現 지원책 '허점 투성이'
입력 2017-06-09 20:22 | 수정 2017-06-0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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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4시간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숨 쉴 틈도 없이 함께 지쳐가는 가족들.

    대신 환자를 돌봐주는 가족 휴가제도 등 여러 지원 정책들이 이미 도입돼 있습니다.

    연속 기획, 치매와의 전쟁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치매 지원 제도의 허점은 없는지 점검해봅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멀쩡한 무릎에 붕대를 감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여든이 넘은 파병 용사는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서 혼자만의 전투를 치릅니다.

    [최인영/치매 의심 환자 ]
    "아군에다가 폭격을 막 하는데 거기서 맞아 가지고 죽었다고 진짜. 다리 아파 죽는다… 다리 아파 죽는다. 막…."

    4년 전, 치매 관리 대상으로 등록됐지만 여전히 아내 혼자 간병을 감당합니다.

    병원에서 치매 확진 판정을 받아야 약물치료와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추가적인 관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재심/치매 의심 환자 가족]
    "깜짝 놀랐죠. 속으로 치매, 우리가 무슨 치매냐고…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이 양반이 몸이 약해서, 머리가 아파서 그런가 이것만 생각했어요."

    이 자치구의 치매 전담 인력은 1명.

    혼자서 치매 확진 환자와 치매 고위험군 등 관리 대상자 3만 1천여 명을 맡는 탓에, 누락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진향/서울 동작구 보건소 주무관]
    "(7년간) 열다섯 배가 늘어난 상태인데 예방 등록 관리 사업은 한 명 내지 두 명이 하고 있는 거죠."

    어렵게 요양등급 판정을 받아도 문제입니다.

    시설에 환자를 맡겨도 매달 평균 47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고, 찾아오는 요양 보호사는 길어야 하루 4시간 방문합니다.

    [최옥순/치매 환자 가족]
    "이렇게 똥오줌 싸는 사람은 잘 안 맡으려고 그래요… 말도 못 하죠, 간병하는 거는 일일이… 그 힘든 거는 그걸 누구한테 얘기해요…."

    이런 환자 가족들에게 여가시간을 주겠다며 3년 전 도입된 가족 휴가제, 1년에 최대 6일을 대신 돌봐줍니다.

    [A 요양 기관]
    "아 저희는 그거 안 합니다."

    [B 요양 기관]
    "남자 어르신은 자리가 없어요."

    [C 요양 기관]
    "저흰 거동이 안 되면 안 돼요."

    대상자 9만여 명 가운데 이용자는 한해 2백여 명에 그쳤습니다.

    3만여 개 요양서비스 기관 가운데 국공립은 단 1%입니다.

    [현정희/보건복지부 장기요양위원]
    "이 요양보험을 급하게 빨리 만들다 보니 사실 공급은 많이 되지만 공급되는 (민간)기관들의 서비스 질이 보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민했던 아내는 자기소개도 힘겹습니다.

    [정이도, 조용하]
    (내 이름 한 번 불러주세요.)
    "정이도입니다."

    대형 병원 세 곳을 거쳐 치료를 시작하는 데 2년이 걸렸습니다.

    증세가 나타난 뒤 치료가 큰 효과를 보이는 '골든 타임'은 1년.

    이미 병세는 악화 일로입니다.

    [조용하, 정이도]
    "얼마나 살진 모르지만 그저 뭐 사는 날 동안에 그냥 이 정도만 돼도 고맙게 생각을 할 텐데 그저 하나님이 이 정도까지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치매 진단은 선별, 정밀 검사에 이어 원인을 찾는 감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조기에 치료하면 8년 뒤 매달 96만 원의 치료비를 아낄 수 있고 돌봄 시간도 매일 4시간 줄어듭니다.

    하지만, 노인 17%만 치매 검진을 받습니다.

    정보가 부족할 뿐더러, 경증 치매 환자는 요양 등급을 신청해도 큰 혜택이 없기 때문입니다.

    치매 지원책도 지자체마다 제각각입니다.

    [정순둘/이화여대 교수]
    "경증 환자일 경우에는 어디에서 대책 논의하고 서비스를 줄 것인가. 그다음에 중증이 됐을 때 이런 보험 제도하고는 어떻게 연결을 시킬 것인가. 전달 체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15분마다 1명씩 치매가 발병하는 시대, 치매국가책임제 도입과 함께 기존 지원 정책에 대한 점검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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