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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질 못해요" 쓰레기 집에 사는 사람들

"버리질 못해요" 쓰레기 집에 사는 사람들
입력 2017-06-13 20:34 | 수정 2017-06-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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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집 안에 발 디딜 틈 없이 쓰레기를 쌓아두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웃 간 다툼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지난달 40대 아들을 숨지게 한 것처럼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른바 '저장 강박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치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진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유통기한이 4년 지난 식용유에, 다 썩어 파리가 날리는 고구마 줄기와 구정물이 묻은 이불 등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33제곱미터, 10평짜리 집에서 나온 쓰레기로 2톤 트럭 5대를 가득 채울 정도입니다.

    그동안 악취와 벌레에 시달린 이웃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웃주민]
    "무슨 강박증? 강박증 환자? 쓰레기를 다 모아서 가져다 놓는다 말이야."

    [이웃주민]
    "집 밖에서 자요. 박스 주워서 펴고. 물도 딴 데에서 뜨고. 화장실도 공원에 가서 누고."

    3년 전에도, 구청이 나서 집을 치웠지만 이런 일은 또 반복됐습니다.

    세 사람이 살고 있는 집입니다.

    이렇게 바닥부터 천장까지 물건이 가득 쌓여 있어서 발을 디딜 수도, 방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집주인]
    "조금 불편했어요."
    ("빨래 몇 년 동안 못하셨어요?")
    "4년..."

    지난달, 인근의 한 주택에서는 3미터 높이로 마당에 쌓아둔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 집에 살던 4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쓸모없는 물건을 못 버리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집 안에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 '저장 강박증'으로, 정작 본인들은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이동우/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약물을 처방하거나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서 반복적인 행동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저장 강박증 환자에 대한 상담을 해주고 있으며 해당 가구의 청소를 위한 장비와 인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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