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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너도나도 케이블카 사업…'경제성·환경' 다 잡으려면?

[앵커의 눈] 너도나도 케이블카 사업…'경제성·환경' 다 잡으려면?
입력 2017-06-23 20:37 | 수정 2017-06-2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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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휴가철을 앞두고 부산 송도에서는 바다 위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가 29년 만에 다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요?

    탁 트인 바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맑은 날에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바닥이 투명해 마치 나는 듯한 기분인데요.

    1.6킬로미터 구간, 8분 남짓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박윤순/첫 탑승객]
    "(케이블카) 길이도 길고, 경관도 좋고, 큰 배도 정박해서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아요."

    [이상록]
    "시설이 옛날 것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바닷가도 한가운데를 왔다갔다 하니까…"

    ◀ 앵커 ▶

    1960-70년대 명물이던 송도 해상케이블카.

    1980년대 후반 해수욕장이 쇠락하면서 철거됐는데요.

    29년 만에 부활하면서, 수백만 명이 찾던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 앵커 ▶

    이처럼 매혹적인 관광상품이다 보니 너도나도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리산 주변 지방자치단체 4곳이 덤벼들었고, 이미 한 개가 운영 중인 설악산엔 추가로 2개의 설치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은 빠지질 않다보니, 전국 30곳에 달하는데요.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2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사정을 신정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발 1천300미터.

    1급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산양의 서식지입니다.

    [정인철/설악산국민행동 상황국장]
    "남설악지역 같은 경우는 설악산에서 산양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고 전국의 서식밀도를 보더라도 가장 밀집된…"

    1995년부터 강원도 양양군이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나선 게 바로 이 일대입니다.

    [문종태/양양군 오색삭도추진단장]
    "장애인, 어린이, 노약자에게 생태체험, 경관 감상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이용시설이라고 생각됩니다."

    환경부가 산양보호를 위해 두 차례나 제동을 걸었지만, 양양군은 보호대책을 마련하기로 약속하고 삼수 끝에 승인을 얻어냅니다.

    다음 관문은 문화재청, 천연보호구역의 훼손은 안 된다고 막아섰습니다.

    하지만, 다시 최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문화재청의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권근상/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국장]
    "(문화재청이) 재량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케이블카 설치의 길은 다시 열렸지만, 반대 목소리는 여전한 상황.

    [전영우/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문화재 보호법 제3조에 따라 원형보존의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을, 활용 쪽에 중점을 둬야 된다고 하면 문화재위원으로서 활동하기가 여러 가지 어렵습니다."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와 산림청 허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 앵커 ▶

    케이블카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환경문제입니다.

    1970년대 건설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주변 모습인데요.

    과거의 녹음이 사라지고 바위가 맨몸을 드러냈습니다.

    케이블카가 생기면 걸어다니는 등산객이 줄어 자연 훼손이 줄어든다는 논리도 펴지만, 실제로는 케이블카로 정상까지 간 뒤 주변을 헤집는 불청객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 앵커 ▶

    다음 쟁점은 경제성문제인데요.

    너도나도 관광객을 늘려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수익은커녕 적자 면하기도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 앵커 ▶

    경제성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까요?

    국내 케이블카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사례를 공보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평일인데도 줄지어 케이블카에 오릅니다.

    푸른 산 너머 멀리 바다가 보이더니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에 오르자 수백 개 섬의 흩뿌려진 절경이 펼쳐집니다.

    [전희균/관광객]
    "사방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멀리 바다도 좀 보이고…"

    전망대까지 1시간 고된 등산길이 훨씬 편하고 가까워진 겁니다.

    이곳의 수려한 경관 덕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국내 케이블카 사업의 최대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0년간 하루 평균 관광객 4천 명 이상,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통영시는 건설비를 건지고 이익을 냈습니다.

    [최재준/통영관광개발공사 실장]
    "지역경제 활성화라든지, 작은 지자체로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보니까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

    계획 과정에선 11차례의 간담회에 주민투표까지 거쳐, 이견을 줄였습니다.

    환경단체 의견을 반영해서 2킬로미터 길이에 대형 기둥을 1개만 설치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했습니다.

    ◀ 앵커 ▶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어느 정도의 훼손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지욱철/통영환경운동연합 의장]
    "흙 속에서 자라는 나무, 이런 것들은 복원이 될 겁니다. 그런데 바위는 복원이 안 돼요. 그건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 앵커 ▶

    분명한 점은 제대로 된 환경평가와 사업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환경도 망가뜨리고 돈까지 버리는 일만은 반드시 막아야 할 것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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