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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풍력의 '역풍', 저주파 소음에 '고통'

[현장M출동] 풍력의 '역풍', 저주파 소음에 '고통'
입력 2017-07-03 20:30 | 수정 2017-07-0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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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서 친환경 에너지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풍력 발전기입니다.

    신 재생 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량의 20%까지 늘리기로 한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풍력 발전소도 더 많아질 텐데요.

    인근의 주민들은 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 소음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상 70m 높이 발전기에서 삼각 날개가 쉼 없이 돌아갑니다.

    5년 전 가동을 시작한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 단지.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과 어울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지만 주민들 반응은 다릅니다.

    소음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
    "혐오시설로 봐야죠, 이것도. 불안하잖아요, 심리적으로. 윙윙하는 소리가…."

    특수음향장비로 들어봤습니다.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소리가 반복됩니다.

    주변에 마을이 없는 단지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강한 북서풍이 불어오는 전남 영광의 풍력발전 단지.

    발전기 40기가 마을과 논을 가리지 않고 늘어서 있습니다.

    풍력발전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선 마을과 1k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보시는 것처럼 풍력 발전기 수십 대가 불과 수백 미터 거리 안에 마을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마을주민]
    "바람이 불면 엄청 소음이 시끄러워요. '아, 지금 저녁이구나' 하고 풍력이 소리 안 나면서 돌겠어요?"

    3년째 소음과 함께 살다시피 해 온 주민들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마을주민]
    "여기저기서 계속 돌아가다 보니까 또 만성이 되네요. 그러려니 해지지요."

    건설 당시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됐지만 주변 생태계 영향이 위주라 소음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풍력발전소 운영업체]
    (마을이랑 같이 이렇게 붙어 있어도?)
    "(평가에) 문제가 없으니까 세워졌겠죠."

    80헤르츠 이하의 일명 저주파 소음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MBC가 입수한 전국 8곳 풍력발전소의 저주파 소음 측정 보고서입니다.

    제주 가시리와 전남 영광 등 4곳에서 측정치가 권고치를 넘었습니다.

    [풍력발전소 운영업체]
    "저주파는 이게 딱히 저기(기준)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측정하는 것도 복잡해서…."

    저주파 소음은 공장의 기계장치가 돌아갈 때나 터널에 열차가 진입할 때 나는 것으로 사람 귀로는 잘 들리지 않지만 인체에 압박감을 주고 문이나 창을 진동시킵니다.

    전라남도가 풍력 발전소가 조성된 영암과 신안 주민 4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했더니 상당수 주민들이 수면장애와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습니다.

    [허승무/노동환경건강연구소 팀장]
    "장기라든가 뇌 구조라든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저주파와 마찰이 되면 에너지가 굉장히 증폭이 되면서 인체는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겁니다."

    풍력 발전기로 인한 저주파 소음은 공식 측정법이나 기준치는 물론 인체 영향도 제대로 조사된 적이 없습니다.

    발전소는 늘고 있지만 소음 대책은 손을 놓으면서 친환경 에너지가 도리어 또 다른 환경 공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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