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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아차산 소나무 뿌리째 실종…"부르는 게 값"

[현장M출동] 아차산 소나무 뿌리째 실종…"부르는 게 값"
입력 2017-07-07 20:31 | 수정 2017-07-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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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아차산에 기이한 모습 덕에 등산객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던 소나무가 사라졌습니다.

    이런 일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다고 소나무가 마치 주인 없는 로또처럼 인식돼 절도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겁니다.

    배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에 걸쳐 있는 해발 285미터의 아차산입니다.

    그중에서도 정상이 가깝고 등산로 근처여서 평일에도 수천 명이 오가는 길목.

    일명 용틀임 소나무가 있던 곳입니다.

    바위틈에서 자라 크기는 작아도 특이한 모양 때문에 아차산의 명물로 꼽히던 적송.

    그런데 석 달 전, 하룻밤 새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김진석/등산객]
    "산 자체가 돌산이에요. 그러니까 겨우 살아서 나무 자체가 힘들게 큰 거예요. 힘들게 커서 예쁘게 자랐죠."

    등산객들 신고를 받은 구청과 경찰이 나서 현수막을 내걸고 CCTV를 뒤진 지 두 달 만에 일당 2명을 잡았습니다.

    2년간 이 나무를 노려오다 밤새 곡괭이와 삽을 동원해 뿌리까지 파내간 거였습니다.

    [장재원/광진구청 공원녹지과]
    "(나무 캐는) 기술 같은 걸 좀 배워서 나무를 장시간에 걸쳐 관찰하고 굴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경수나 정원수, 분재 등으로 수요가 많은 희귀한 소나무는, 껍질과 가지모양 등에 따라 가격이 억대를 호가합니다.

    마치 예술품처럼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입니다.

    [최윤호/소나무 농장 운영]
    "취향에 따라서 원하는 가격, 또 사고자 하는 사람은 구입해서 적당한 가격이기 때문에 가격은 어느 기준이 없다고 봅니다."

    작년에 도난된 소나무만 전국에 2천4백여 그루.

    뽑아가기만 하면 큰돈이 된다는 인식에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

    [박세범/조경수 유통업체 대표]
    "'이게 돈 되는 나무래'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무심결에 삽을 가지고 파서 팔 사람이 나타나면 팔아야지 하는 그런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아차산 소나무는 다행히 분재 신세를 면했지만, 다른 소나무는 절도범이 잡혀도 훼손됐거나 사라져버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재선충병 예방에만 연 수백억 원을 들이고 사유림에서도 허가 없인 캘 수 없게 보호하는 국민나무가 한탕범죄의 표적으로 수난을 겪고 있지만, 산에서 또 밤에 몰래 벌어지다 보니 당국도 뾰족한 수가 없어 갑갑함을 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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