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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변압기 고장에 전쟁 같은 정전…자동차로 대피

[집중취재] 변압기 고장에 전쟁 같은 정전…자동차로 대피
입력 2017-08-07 20:22 | 수정 2017-08-0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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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주말 내내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정전도 잇따랐는데요.

    노후 아파트들이 피해가 컸습니다.

    수십 년 된 변압기가 늘어난 전력 수요를 버티지 못했기 때문인데 교체도 쉽지 않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파트 전체가 캄캄한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열대야 속에서 전기마저 끊기자 주민들은 차 안으로 들어가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달랩니다.

    [주재용/경기도 고양시]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더위가 심해서요. 차 안에 에어켠을 켜고 잠깐 피하기도 하고…"

    오래된 변압기가 견디지 못할 만큼 전력 수요가 갑자기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아파트 3백여 세대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지은 지 39년 된 서울 동대문의 이 아파트는 정전이 나자 복구에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정전 18시간 만에 임시변압기를 설치하고 나서야 전력 공급이 재개됐습니다.

    변압기가 워낙 구형이라 교체 부품을 구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전기설비업체]
    "이것도 간신히 구해왔어요. 이 전압을 지금은 사용을 안 해요. 그전엔 종종 있었는데…"

    아파트 세대별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지 한 가정을 찾아가봤습니다.

    거실 소파 옆에는 스마트폰 충전기가 가득 꽂혀 있고, 부엌에는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2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위를 식혀줄 에어컨도 여름철엔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김순옥·한지송]
    "공기청정기는 매일 돌아가고, 밥하는 것도 전기밥솥이 하는 거니까 전기가 없으면 안 되죠."

    해가 갈수록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늘고 있지만, 과거 전력 수요에 맞춰 변압기를 설치한 노후 아파트는 늘어난 전력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겁니다.

    지난 주말에만 수도권 아파트 단지 8곳에서 정전이 일어났는데, 대부분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였습니다.

    [이병준/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한 가정당 최대) 2킬로와트씩 쓰는 걸로 설비 용량이 계획됐는데, 20년 후에 보니까 3킬로와트씩 쓰게 되고 전력소비율이 늘어나니까…"

    결국 변압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답이지만, 대당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해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의 경우 교체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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