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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큰돈 들여 지어도 '애물단지' 신세 댐들, 이유는?

[현장M출동] 큰돈 들여 지어도 '애물단지' 신세 댐들, 이유는?
입력 2017-08-07 20:32 | 수정 2017-08-0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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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댐을 하나 지으려면 보통 비용이 수천억 원씩 든다고 합니다.

    제 기능을 충분히 한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기껏 돈 들여 만들어놓고 쓰지를 못하거나 아예 없는 게 낫다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소백산 자락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맑은 1급수로, 금빛 모래톱과 함께 그림 같은 비경을 자랑하던 곳입니다.

    [권태학/인근 주민]
    "모기도 없고 깨끗했죠, 냄새도 없고. 물도 잔잔하게 흐르니까 투명하게 고기가 노는 걸 볼 수 있었어요."

    내성천의 최근 모습입니다.

    상류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녹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작년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에 물이 갇힌 겁니다.

    폭염에 가뭄이 지속된 탓에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남조류 개체 수가 한때 조류경보 경계 단계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하류로 가 봤습니다.

    바닥을 떠보니 검은 진흙이 대부분.

    상류에서 흘러온 오염물질을 걸러주던 모래가 댐에 가로막혀 필터 효과가 사라졌다는 게 주민들 얘기입니다.

    [권종범/인근 주민]
    "여기 넘어가 보면 물이 누레요, 내려가는 게. 색이 먼 데서 봐도 누렇게 내려가요."

    영주댐은 전국 유일의 수질개선용 댐.

    내성천 맑은 물을 흘려보내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며 1조 원 넘게 들여 지었습니다.

    그런데 내성천 물 자체가 화학적 산소요구량이 1리터에 12.2밀리그램, 공업용수로도 못 쓰는 수준까지 되자 낙동강은커녕 당장 내성천 수질 개선에 연 수천만 원을 들이는 판입니다.

    [이영목/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건설관리부장]
    "수중 공기공급 시설, 조류 제거 물질 살포 등 방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어놓고 놀리는 댐도 있습니다.

    26년 전, 1천2백억 원을 들여 지은 도암댐.

    수력 발전용인데, 16년간 전기 생산량은 제로입니다.

    발전을 하려면 강릉 남대천 방향으로 인공 방류를 해야 하는데 댐 상류 인근의 오염물질로 한때 수질이 4급수까지 떨어지자 하류 쪽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전원표/평창군청 환경위생과]
    "고랭지 채소 재배 특성상 객토를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도암댐 쪽에 토사로 인한 오염이…."

    26억 원짜리 수질개선 시설을 만들었지만, 하류 쪽 반대로 방류도 못 해 보고 5년째 방치 중.

    올해 또 150억 원을 들여 토사처리시설을 만들기로 한 상태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홍수 때는 이 수질개선 시설로는 안 된다고 (주민들이) 결과 수용을 거부해서…"

    국토부 계획에 따르면 전국에 건설을 검토 중인 댐은 모두 14개.

    철저한 경제성 평가 없는 주먹구구 건설로는 쓰지도 못하고, 유지비만 들이는 수천억 원짜리 애물단지 신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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