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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노계 사용 햄·통조림, 소비자들 '불안' 여전

산란노계 사용 햄·통조림, 소비자들 '불안' 여전
입력 2017-08-18 20:15 | 수정 2017-08-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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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가 오늘까지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치고, 안전이 확인된 농장 달걀의 공급이 거의 정상화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까지 정상화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도 김세의 기자와 함께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보통 우리가 치킨, 백숙으로 먹는 육계는 안전한 걸로 알려졌죠?

    ◀ 기자 ▶

    네, 제가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육계는 살충제에 노출될 확률이 적습니다.

    육계 즉 고기용 닭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이지만, 산란계는 대부분이 좁은 철창 안에서 지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몸을 땅에 문지르는 이른바 흙목욕을 통해 몸에 있는 진드기를 없앨 수 있으니 살충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 앵커 ▶

    그러면 이 육계 말고 알 낳는 닭, 문제가 된 산란계들은 우리가 안 먹나요?

    ◀ 기자 ▶

    그렇지 않습니다. 쓰입니다.

    산란계 즉 알 낳는 닭 역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하게 되면 고기용으로 쓰입니다.

    일부 방송사의 음식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오히려 "산란노계가 육질이 쫀득쫀득하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사실 산란노계는 치킨이나 삼계탕 등에 쓰이기 보다는 주로 소시지와 햄, 통조림 등으로 가공됩니다.

    ◀ 앵커 ▶

    표가 안 나서 그렇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이 먹고 있는 것 같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지난해 3442만 마리가 도축돼 닭고기로 쓰였습니다.

    전체 도축 물량의 3.5%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비해 80%나 줄었습니다.

    ◀ 앵커 ▶

    80%라, 갑자기 너무 많이 줄었네요.

    ◀ 기자 ▶

    네, 바로 지난 겨울부터 올해 7월까지 이어진 AI 때문인데요.

    산란계 농가들이 새로 병아리를 못 들여오게 되니까 기존의 산란계를 도축하지 않았던 겁니다.

    올여름 굉장히 무덥고 진드기도 많이 발생해서 살충제를 쓴 건데요.

    상반기에 도축하지 않은 산란계들이 올 하반기에 대거 도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란노계에 대한 살충제 관리가 앞으로도 필요한 또 한가지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엄격한 관리, 다 아는 얘기이기는 한데 사실 이번 살충제 문제는 보니까 너무나 부실했어요.

    제조, 유통, 사용까지 사실상 엉터리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가장 먼저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기도 남양주의 마리농장을 비롯해 강원도 철원의 지현농장 등이 불법제조된 살충제를 사용했는데요.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동물약품업체가 바로 이들 농가에 해당 살충제를 판매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게 피프로닐 가루인데요.

    이같은 피프로닐 가루 50kg을 지난 6월 중국에서 들여온 뒤, 여기에 물 4백 리터를 섞어 액체 형태로 팔았습니다.

    불법약품 제조였던 겁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무엇보다도 살충제 관리, 정부가 마구잡이식으로 친환경농가에까지 지원을 했던 그건 아닌가 싶습니다.

    ◀ 기자 ▶

    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요.

    제가 취재차 방문했던 한 농장에서 촬영된 화면인데요,

    화면 속에서 제가 들고 있는 저 파란통이 바로 '와구프리 블루'라는 살충제입니다.

    해당 지자체에 확인했더니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농가에 이 살충제를 지원한 바 있다고 했습니다.

    [남양주시청 관계자]
    ("와구프리 블루가 정부지원사업으로 지원된 게 몇 월달쯤이었나요?")
    "이번 달 초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달 초. 정부에서도 올해 진드기가 발생이 된다고 누가 건의를 했는지 해 가지고. 올해 처음 생긴거죠. 그게."

    ◀ 앵커 ▶

    조금 전 화면에서 김 기자가 방문한 그 농장 역시 친환경 인증 농가라는 게 문제라는 거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친환경인증 농가의 달걀에서는 어떠한 살충제도 검출돼서는 안 되는데요.

    정부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버젓이 친환경 농장에 살충제를 지원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정부는 닭 진드기 방제약품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3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는데요.

    이 예산이 13개 시도에 있는 150만 마리 닭을 키우고 있는 농가들에서 사용되도록 한 것입니다.

    국민세금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하는 친환경 농가에 살충제를 지원하도록 쓰였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 앵커 ▶

    오늘까지가 이 전국 양계농가에 대한 전수조사 최종 확인 날이었는데요.

    결과를 보니까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가 모두 49곳입니다.

    이곳 달걀은 정부가 모두 회수에서 폐기처분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닭들은 어떻게 합니까?

    ◀ 기자 ▶

    네, 강제 살처분 대상은 아니고요.

    앞으로 2주일에 2회 이상 달걀 검사를 해서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으면 다시 유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달걀 껍데기에 나온 숫자와 이름이 공개돼서 그대로 다시 달걀을 유통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도 말씀 드렸듯이 과도한 달걀공포심까지 가질 건 없다는 건데요.

    참고로 대한의사협회는 설사 살충제 성분이 남아있는 달걀을 먹었더라도 대부분은 한 달이면 몸밖으로 빠져나간다면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번 기회에, 살충제문제, 그리고 친환경 인증문제, 닭 사육방식 등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김세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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