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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경치 좋은 '등대 숙소' 공무원 전용 별장?

[현장M출동] 경치 좋은 '등대 숙소' 공무원 전용 별장?
입력 2017-09-15 20:22 | 수정 2017-09-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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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 해안에는 대략 4천여 개의 등대가 있습니다.

    이 중엔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곳도 38개가 있는데요.

    경치 좋은 곳 대부분은 공무원들의 전용별장처럼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거름 녘, 어둠이 내리면 등대가 환한 불빛을 밝힙니다.

    낮이면 100년 넘은 아름드리 해송과 바위에 둘러싸인 등대는 천혜의 풍경을 자랑하는 관광지입니다.

    [김재기(수원시)/양수현(군포시)]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요. 첫인상으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거. 너무도 감탄했습니다, 감탄. 아주 좋습니다."

    산책하기 좋게 잘 가꿔진 정원 옆으로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같은 해안 절경과 어우러진 등대에는 직원 숙소가 있는데 공무원들의 전용 별장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00지역 해양수산청 관계자]
    ("숙소는 개방이 안 되나요?")
    "숙소가 없습니다. 여기는 직원들 숙소예요, 여기는."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말이나 휴가철에 등대 숙소를 찾은 사람은 1만여 명.

    상급기관인 해양수산부 고위공무원과 직원이 대부분이고, 검찰이나 경찰, 총리실 등 이른바 힘있는 부처 공무원들도 여럿 포함돼 있습니다.

    [00지역 해양수산청 관계자]
    "높으신 분들이 미리 찜 할 수 있으니까 미리미리 (공문을) 해놓는 게 나아요."

    더구나 해수부가 뽑은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속한 등대는 모두 공무원 차지였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해수부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되도록이면 해수부 직원들만 쓰죠. 김영란법 발효되면서 다른 기관에서는 부탁이 안 들어와요, 이제."

    해수부 전용 등대로 10곳이 이렇게 운영됐고, 단 3곳만 일반인에게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등대 숙소를 공무원 전용 휴양소처럼 운영할 명확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기준은 각 지방청 사정에 따라 가지고 다 다릅니다. 저희가 따로 기준을 정해놓은 건 아니고... 국민 개방을 원하는데 그게 안 될 경우가 있죠."

    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지난 5월 18일, 해수부 고위공직자 등 15명이 해경 경비함정을 불러 소매물도 등대 관사에서 술판을 벌여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수부는 올해 등대 2곳을 추가로 국민에게 개방할 예정이었다며, 예약 시스템도 개선해 국민 개방 등대를 늘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서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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