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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대신 기둥…'필로티' 구조 건물, 지진에 무방비

벽 대신 기둥…'필로티' 구조 건물, 지진에 무방비
입력 2017-11-16 18:37 | 수정 2017-11-1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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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건물 1층을 기둥으로 지탱하며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필로티 구조 건물들의 피해가 유난히 컸습니다.

    특히 내진 설계도 적용되지 않은 지은 지 10년 넘은 다세대 주택들이 지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김정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다세대 주택을 떠받치는 기둥이 부서지면서 석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내부 철근들도 엿가락처럼 휘어졌습니다.

    지진 피해로 건물 전체가 붕괴될 듯 위태롭습니다.

    [김용한]
    "소리 나길래 뛰어나와 보니 이 건물 자체가 막 이러는 거야. 여기는 사람이 당연히 못 살지. 살겠습니까?"

    주변 원룸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땅이 뒤흔들리는 충격에 외벽이 무너져내리고, 주차장 바닥에도 금이 갔습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 포항 일대에서는 이렇게 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필로티 구조 건물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2002년 다세대 주택에도 1층 주차장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크게 확산됐는데, 건물 무게를 지탱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해마다 신축되는 전국 15만 채의 건축물 중 10% 정도가 필로티 구조로 지어져 지진이 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기선 연구위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벽에 비해 기둥이 상대적으로 강성이 작아요. 지진이 발생하면 그 부분에서 주로 파괴가…."

    더 큰 문제는 2000년대 초반까지 내진설계가 6층 이상 건물에만 적용됐다는 점입니다.

    올해부터는 2층 이상의 필로티 건물에도 내진설계가 의무화됐지만, 10년 이상 지난 필로티 구조 건물들은 지진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가깝습니다.

    현재 전국 265만 동의 민간 건축물 중 내진설계가 이뤄진 곳은 54만 동.

    전체의 20%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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