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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은 종일 에어컨 틀고…장애인 학급만 '찜통'

교장실은 종일 에어컨 틀고…장애인 학급만 '찜통'
입력 2017-12-11 20:08 | 수정 2017-12-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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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30도가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한 초등학교가 유독 교실 한 곳에만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애 학생 특수반이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임소정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더 많은 지역이 33도 안팎까지 치솟아 폭염구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열대야가 계속되고, 낮 기온 30도를 오르내리던 작년 7월 21일은 지난해 여름 가장 더운 날이었습니다.

    이 초등학교 40여 개 교실의 에어컨도 쉴새 없이 돌아갔습니다.

    교장실의 에어컨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줄곧 가동됐습니다.

    에어컨 전원이 꺼진 교실은 전체 교실 가운데 단 두 곳.

    6명의 장애인 학생들이 수업하는 특수반이었습니다.

    [김경희/학부모]
    "애기가 집에만 오면 에어컨을 틀어달라 그러고 막 덥다 그러고…. 네가 너무 돌아다녀서 땀띠가 나는 거야 속도 모르고 그런 얘기를 했던 거예요."

    국가인권위원회 확인 결과 6월부터 9월까지 여름 석 달 동안 장애 학생 교실에서만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장애 학생들의 체험활동에 쓰도록 배정한 특수 운영비 예산도 절반은 쓰지 않았습니다.

    "특수 교육대상 학생은 해줘도 기억을 못 한다"거나 "일반 학생들보다 돈을 더 쓰지 말라"는 교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결국, 이 학교 특수 교사가 국가권익위에 학교 측의 장애학생 차별을 진정하게 됐습니다.

    [현정덕 조사관/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항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학교 측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에어컨 가동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로' 특수학급만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학교 교장]
    "제가 그거를 (에어컨 가동표) 출력해 봤을 때 그때 고학년 특수반이 빠진 걸 알게 됐어요. 학교 경영을 좀 더 잘하려고 하다가 제가 실수를 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학교 교장에 대한 징계를 인천시교육감에게 권고하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인권교육을 받을 것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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