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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싶어요"…굴뚝 위 영하 10도 '고공농성'

"일하고 싶어요"…굴뚝 위 영하 10도 '고공농성'
입력 2017-12-17 20:14 | 수정 2017-12-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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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17일) 서울 지역 체감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등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한파 속에서도 수십 미터 굴뚝 위에서 한 달 넘게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사연을 전예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땅에서 75미터,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굴뚝 위는 낮에도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게 됩니다.

    화학업체 노동자 홍기탁 씨와 박준호 씨, 두 사람이 굴뚝에 오른 지 36일째.

    천막에서 침낭, 물까지 밤사이 모든 게 단단하게 얼어붙었습니다.

    [홍기탁/화학업체 파인텍 노동자]
    "물이 얼어서 사실 씻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닐이 밤이 되고 아침이 되면 다 얼 정도니까요."

    동상에 걸리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합니다.

    [홍기탁/화학업체 파인텍 노동자]
    "땀이 날 정도로 하지 않으면 몸이 풀리지 않고 있고요."

    하루 두 번 밧줄에 태워 올려 보내는 핫팩이 유일한 난방기구입니다.

    지상에서 굴뚝 위의 밥이며 식수며 챙기는 건 이들보다 먼저 2014년 굴뚝에 올라갔던 차광호 씨입니다.

    [차광호/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처음에 고공농성 이야기 나왔을 때는 절대 안 된다 반대했었는데… 안타깝고 추워서 정말 동상이 안 걸리고 있었으면 합니다."

    다니던 회사를 인수한 새 회사에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굴뚝에 오른 뒤, 408일을 하늘에서 버텨 고용보장을 약속받고 내려왔지만, 결국 빈말뿐이었다는 게 이들이 굴뚝에 다시 오른 이유입니다.

    [홍기탁/화학업체 파인텍 노동자]
    "단체협약서 체결을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는 요구를 가지고 여기에 올라온 겁니다."

    적자만 쌓여가 폐업할 처지에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만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도 뾰족한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408일 더하기 36일 국내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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