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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산모들, '인큐베이터' 있는 병원 찾아 천리길

쌍둥이 산모들, '인큐베이터' 있는 병원 찾아 천리길
입력 2017-12-26 20:39 | 수정 2017-12-2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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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이런 상황이지만 정작 산모들은 이 병원, 저 병원 따질 여력이 없습니다.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가 워낙 모자라기 때문인데요.

    특히 두 대 이상의 인큐베이터가 필요한 쌍둥이 산모들은, 산통이 시작되면 인큐베이터가 있는 병원을 찾아 전국을 헤매기도 합니다.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꼭 닮은 얼굴의 자매 쌍둥이.

    6년 뒤 태어난 동생도 쌍둥입니다.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던 날을 떠올리면 아빠는 아직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김관현/쌍둥이 아빠]
    "(30주 5일에 양수가 터졌는데) 다니던 (경기도)이천의 산부인과에서는 (인큐베이터) 두 대가 없고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 해서 출산 억제제를 맞아가면서 하루 반 정도 버티다가 (서울) 경희대 서신의학병원에서 낳았죠."

    경기도 동탄의 산부인과를 다니던 쌍둥이 엄마.

    임신 25주, 6달도 못 채우고 산통이 왔지만, 아기 두 명이 들어갈 인큐베이터가 나오질 않아 구급차를 타고 3백50 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정모씨/쌍둥이 엄마]
    "자리(인큐베이터) 두 개를 확보해야 되니까,빅3(큰 병원 3군데) 쪽으로 연락을 해보니까 쌍둥이 자리가 없고, 돌고 돌다가 울산으로 내려온 거예요."

    쌍둥이를 받아 줄 병원이 나오기만 하면 어디든 달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

    쌍둥이 엄마는 어렵게 찾아간 이대 목동 병원에서, 이번 사건으로 딸을 잃었습니다.

    [김모씨/유가족]
    "세브란스에서 인큐베이터 두 대가 자리가 없다고 해서 서울대(병원)도 그랬고 마지막에 이대 목동은 자리가 있다고 하니까…처음에 진짜 거길 가는 게 아니었는데…."

    우리나라 쌍둥이 출산은 10년 사이 5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쌍둥이들의 조산율이 아기 한 명을 출산할 때보다 열두 배나 높다 보니 인큐베이터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현재 전국의 인큐베이터는 3천4백여 대.

    전체 출산율은 떨어져도, 쌍둥이 숫자가 늘어나면서 인큐베이터는 갈수록 더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결국 돈입니다.

    인큐베이터의 연간 운영비는 1대당 5억 원으로 하나당 평균 5천 8백만 원의 적자가 납니다.

    [대학병원 관계자]
    "인큐베이터 10대 운영하느니 CT 한 대 사서 CT 돌리는 게 낫죠."

    병원입장에선 인큐베이터 숫자가 적을수록, 또 의료진이나 시설을 최소한의 기준만 넘겨 운영하는 게 오히려 손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00대학병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 교수]
    "일본 NICU(신생아집중치료센터) 같은 경우는 최소 6명에서 10명 정도의 의료진이 같이 있는 상황이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혼자 계신 분이 있는 곳도 있고…."

    신생아 사망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의료 과실에 대한 명확한 처벌만큼 인큐베이터 시설 확충과 지원 확대 대책도 절실해 보입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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