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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입'이 되다…"MBC뉴스를 반성합니다"

'권력의 입'이 되다…"MBC뉴스를 반성합니다"
입력 2017-12-27 20:23 | 수정 2017-12-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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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에 이어 오늘도 MBC뉴스가 지난 5년 동안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지난해 국정농단 국면에서의 MBC 보도는 특히나 노골적인 청와대 방송, 권력의 나팔수 그 자체였습니다.

    보기 힘들 정도로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며 청와대가 좋아할 만한 뉴스만 나열했고, 촛불집회는 축소하고, 태극기집회는 지나치게 확대해 보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은 MBC뉴스에 등을 돌렸습니다.

    부끄러운 그 뉴스들을 김희웅 기자가 하나하나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MBC는 조롱받았습니다.

    시민들은 "꺼져라, 닥치고 가만있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년간의 MBC 뉴스, 가까이는 지난해 국정농단 관련한 MBC 보도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 "은밀한 거래"

    지난해 9월 20일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에 대한 의혹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정농단 실체가 벗겨지는 신호였습니다.

    이틀 뒤 청와대가 대응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2016년 9월 20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유언비어일 뿐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은 MBC 보도의 가이드라인이 됐습니다.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최순실이 박근혜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MBC와 청와대와의 '은밀한 거래' 의혹이 배경에 있습니다.

    한 달 앞선 8월 16일 MBC의 단독보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누설해온 정황을 담은 SNS가 입수됐습니다."

    이석수 감찰관은 대통령 의혹의 핵심인 미르재단을 내사하고 있었는데 MBC 보도는 이런 이석수를 쳐내고, 청와대 호위병 우병우를 지켜서 결국 박 대통령을 비호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검찰조사결과 이 날 보도 직후 우병우 수석은 MBC 기자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이석수 감찰관의 통화내역을 MBC가 어떻게 입수했는지, 이 과정에 국가기관의 개입은 없었는지, 이른바 '청와대 청부보도' 의혹에 대해 MBC는 내부조사를 통해 밝힐 예정입니다.

    ▶ '국정 농단' - MBC 뉴스의 금기어

    태블릿 PC를 통한 대통령의 연설문 유출 보도로 나라가 뒤집힌 다음 날.

    모든 언론에서 연설문 유출 과정과 내용.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해명과 진실 공방으로 시간을 끌기보단 대국민사과라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국정농단의 직접 당사자인 대통령의 해명만을 전했고 청와대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담았습니다.

    '박근혜 지키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보도에서 보다 교묘하게 드러났습니다.

    모든 언론이 이 부회장의 구속 사유가 '뇌물 공여'라고 강조했지만 MBC는 '재산국외 도피와 범죄수익은닉'을 내세웠습니다.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숨겼습니다.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 전 사장은 "우리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편집회의를 독려한 뒤 탄핵반대를 외치는 엄마부대 회원 10여 명이 JTBC 규탄 시위에 나선 것을 보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시기에 '국정농단'이란 단어는 MBC 기자들이 쓸 수 없는 금기어였습니다.

    ▶ '태블릿 PC'와 '고영태 녹취록'

    태블릿 PC 연설물 유출의 핵심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의 국정개입이었습니다.

    그러나 MBC는 사건의 본질을 태블릿 PC 가짜 논란으로 몰고 갔습니다.

    국정농단 청문회의 최대 성과가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영태의 증언이라고까지 보도했습니다.

    [최은주]
    "중요한 건 그게 아닌데, 태블릿 PC가 진짜인가 아닌가 거기에 대해서 혼란을 빚는 방향으로 가면 거기에 호도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김광수]
    "'누군가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MBC 보도가요?")
    "네 그렇습니다."

    최종 수사결과 검찰이 '실제 사용자는 최순실'이라고 밝히며 구체적 근거도 제시했지만 MBC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에는 고영태 녹취록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국정농단 사건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안임에도 MBC는 고영태 녹취록을 모두 수사할 때까지 헌재 판결을 연장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 측의 논리를 대변하려고 했습니다.

    ▶ '대통령의 눈물'

    탄핵 표결을 앞둔 대통령이 대구 서문 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2016년 12월1일]
    "박 대통령은 이동 중인 차량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이 날 지상파 보도에서 대통령의 눈물을 언급한 곳은 MBC뿐이었습니다.

    시장상인들의 반발이 카메라에 담겨 있었지만 MBC는 무시했습니다.

    [당시 뉴스에 보도 안 됨]
    "서문 시장에 오셨으면 화재민의 고통이 뭔지 뭘 바라고 있는지 대화를 하고 가셔야 할 거 아닙니까?"

    청와대 각본, 연출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출입기자들은 손을 공손히 모으고 세월호 침몰 당시 할 일을 다했고, 미용 시술은 하지 않았으며, 삼성합병과정의 뇌물 의혹도 없었다는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습니다.

    MBC는 리포트 두 개를 대통령 해명에 온전히 헌납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완전히 엮은 것입니다. 어디를 도와주라 한 것은... 제가 정말 확실하게 말씀드리는데 그 누구를 봐줄 생각, 이것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극우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에 출연한 대통령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이 날 대통령의 말은 거의 모두가 거짓이었습니다.

    '아무 말 대잔치'라는 조롱이 세간에 일었지만 MBC는 검증이나 비판은 전혀 없이 대통령의 말을 하나하나 그대로 옮겼습니다.

    [2017년 1월 26일]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촛불 시위의 두 배가 넘는 규모라고 들었다며 추운 날 고생하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탄핵은 언론의 거짓 선동 때문"

    대통령과 태극기 집회.

    국정농단 국면에서 MBC가 지켜야 했고 띄워야 했던 대상이었습니다.

    [2016년 12월 17일]
    "오늘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1만 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모였는데..."

    MBC는 태극기 집회 51만 명 참가라는 터무니없는 숫자를 그대로 전했고, 집회 참가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해서 강조했습니다.

    [2017년 2월 11일]
    "이번 탄핵 국면이 언론의 거짓선동 때문이고"

    [2017년 2월 18일]
    "고영태 세력의 국가반란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2017년 2월 25일]
    "특검 수사는 강압적이고 절차가 불법이라며"

    [2017년 3월 1일]
    "언론과 검찰, 국회와 특검을 믿지 않습니다."

    나라를 잃어버린 민족이 독립을 염원하며 흔들었던 삼일절의 태극기를, '탄핵은 좌익세력의 선동'이라고 외치는 태극기와 동일시하며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고 불의한 일로 MBC 뉴스는 규정했습니다.

    [2017년 3월 1일]
    "태극기 집회가 회차를 거듭하면서 참가자들은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외쳤던 지난 겨울 이 광장에 MBC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자격이 없다며 시민들은 MBC를 쫓아냈고 MBC가 쫓겨나는 것을 시민들은 지켜봤습니다.

    듣고 본 것을 머리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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