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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아이, 감기약 먹고 희귀병…책임은 누가?

4살 아이, 감기약 먹고 희귀병…책임은 누가?
입력 2017-12-29 20:37 | 수정 2017-12-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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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누구나 먹는 콧물 감기약을 먹고 한 어린이의 피부가 녹아내렸습니다.

    희귀 난치병에 걸렸습니다.

    이런 일을 당한 아이 부모로서 더 절망적이었던 것은 어디에도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는 건데요.

    어떤 사연인지 이동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이의 얼굴 살이 벗겨져 벌건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가볍게 잡기만 해도 피부가 밀리고 찢기다 보니 팔과 다리 할 것 없이 온몸에는 붕대를 감았습니다.

    지난 9일, 4살 아이의 몸에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콧물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동네 소아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사흘이 지나자 아이의 몸이 붓고 여기저기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아동 아버지]
    "갑자기 아이가 막 비명을 지르더라고요. 아이를 손으로 붙잡았는데 피부가 녹아내리더라고요. 솜사탕에 물이 닿으면 스며들 듯이…."

    진단받은 병명은 '스티븐-존슨증후군'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항생제 부작용으로 생긴 독성물질이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피부가 괴사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약품 설명에 깨알같이 적힌 100가지 넘는 이상반응 가운데 '스티븐존슨 증후군'에 대한 언급은 단 2번뿐입니다.

    제약사는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지만, 책임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00 제약사 관계자]
    "(약품과)인과관계가 충분히 있습니다. 사용설명서에 나와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는 거거든요. 하지만 보상 문제에 있어서 의약품 안전원에서 판단을 하셔서…."

    처방한 소아과 의사나 조제한 약사 누구 하나 약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아동 아버지]
    "황당했던 부분은 어느 누구도 어떤 기관도 책임지려고 하는 부분이 없었어요. 병원에 연락을 했을 때는 차가운 대답뿐이었고…."

    관련법은 의료인에게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막상 이를 어겨도 법적인 책임은 무겁지 않습니다.

    [유현정/변호사]
    "의사는 약물에 대해서 설명할 의무는 있지만 그것을 하지 않으면 처벌을 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약사는 복약지도 의무가 규정이 돼 있고요. 위반을 했을 때 100만 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매일 많게는 백만 원 넘게 드는 치료비는 또 다른 고통입니다.

    감염우려 때문에 1인 병실을 써야 하지만 건강보험에서는 지원이 안 되고, 정부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도 이 같은 희귀병은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약이 본래 부작용은 완전히 피할 수 없는 만큼 제약회사들도 부작용 환자들을 지원하는 기금은 만들어놨습니다.

    현재 기금은 110억 넘게 쌓인 상태, 그러나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질병에 한해 자기 분담금 내주는 정도입니다.

    정부도 의료기관도 제약회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는 부작용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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