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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10년 만의 산재 인정

잊지 않겠습니다. 10년 만의 산재 인정
입력 2017-12-29 20:43 | 수정 2017-12-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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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MBC는 해를 넘겨도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그 세 번째 시간으로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희귀병을 얻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 이야깁니다.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손령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34살의 이희진 씨는 이틀에 한 번씩 자신의 몸에 스스로 주삿바늘을 꽂습니다.

    온몸이 찢기는 고통이 뒤따르지만, 이렇게 안 하면 팔다리가 마비되고 눈도 이지 않습니다.

    [이희진/삼성 LCD 공장 피해자]
    "몸이 막 찢어질 것 같고 10년 동안 맞아오니까 몸이 계속 뭉쳐있고"

    10만 명 중 서너 명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난치병 '다발성 경화증'입니다.

    이런 증세는 이씨가 막 스무 살을 넘기던 200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한 지 3년 만이었습니다.

    [이희진/삼성 LCD 공장 피해자]
    "냄새가 역했죠. 마스크를 저희가 끼고 있어도 그 사이로 들어와 버리니까. 코 따갑고. 눈으로는 직접적으로…."

    공장 안에 가득했던 독한 화학물질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화학물질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삼성을 상대로 한 싸움은 쉽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한 산업재해 신청은 모두 패소.

    자포자기할 때쯤 대법원은 "일반인이 첨단 화학물질로 인한 산재 원인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면서, 이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정다툼과 보상을 결정하는데 10년 넘게 시간을 질질 끌면서 피해자나 유족 중 상당수는 그동안 삼성과 합의를 끝냈습니다,

    삼성 자체 위원회가 결정하는 보상 방식이었습니다.

    [이종란/'반올림' 노무사]
    "삼성에 의한 보상 방식은 사실 누구도 알지 못하게 묻지 마 보상, 개별 위로금 주고 이제다 해결됐다."

    하지만 삼성 반도체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은 삼성의 개별 보상인 아닌 공개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815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시녀/삼성 반도체 피해자 '한혜경' 어머니]
    "치료받을 권리는 있지 않으냐…. 배제 없이 보상해달라"

    현재 '반올림'에 삼성에서 겪은 크고 작은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은 320명.

    [이희진]
    "빨리 치료하셨으면 좋겠어요. 본인 잘못은 아니니까 본인 탓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일하러 갔는데 아프러 간 건 아니잖아요."

    삼성은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공정하고 투명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과 공방이 오가는 사이 118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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