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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한 달 107만 원'… 등골 휘는 육아비용

[이슈 투데이] '한 달 107만 원'… 등골 휘는 육아비용
입력 2017-02-14 07:32 | 수정 2017-02-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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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애들 다 자기 먹을 건 자기가 타고난다, 참 옛날 말입니다.

    요즘 어디 그런가요.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의 월평균 육아비용이 107만 원입니다.

    평균이 107만 원입니다.

    훨씬 더 쓰는 집도 있겠죠.

    어쨌든 가계 지출 중 3분의 1을 육아에 쏟아붓고 있다는데요.

    나는 싼 거 입고 먹어도, 내 아이 만큼은 귀하게 키우겠다는 마음, 인지상정이었습니다.

    보시죠.

    ◀ 리포트 ▶

    20%를 할인해줘도 2백만 원에 가까운 명품 유모차, 뒤통수를 예쁘게 만들어준다는 10만 원짜리 스페인산 아기 베개.

    국외 유명 브랜드 제품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한상규]
    "아이가 편안한 걸 써야 하기 때문에 가격대는 그렇게 크게 신경 안 쓰고 보고 있어요."

    [이동규, 조선영]
    "기둥뿌리가 뽑힐 정도가 아니라면 제 것은 그렇게 안 사요. 아기가 쓸 거니까."

    대나무를 소재로 이용했다는 옷과 기저귀, 레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젖병 세정제.

    천연이나 유기농, 친환경이란 말이 붙으면 값은 몇 배나 뛰지만, 오히려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 박재훈 앵커 ▶

    생전 나는 못 입어본 거 못 먹어 본 것에도 확확 지갑이 열리는 게 부모 마음이죠.

    엄주원 아나운서, 이게 업체들 입장에서는 장사 포인트가 되겠죠.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죠.

    아이들 용품은 그래서 과감하게 가격을 책정하기도 합니다.

    ◀ 박재훈 앵커 ▶

    일단 다른 집 아이들에 뒤질 순 없어서 사는데 이런 지출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럼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인식 조사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육아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습니다.

    연령대에 따라서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른데요.

    만 6세 이하는 돌봄 기관에 들어가는 비용이, 초등 입학 이후에는 사교육비가 가장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부분은 육아문화가 과소비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60%는 아이를 위한 소비가 아깝지 않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런 점을 업체들이 이용하면서 육아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 박재훈 앵커 ▶

    말씀하신 그런 육아비용 부담이 결국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출산율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 아니겠습니까?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육아용품 가격이 지난 한 해 동안 많이 올랐습니다.

    장난감은 4.5%, 유모차는 3.7%, 아동복도 2.1%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생활물가지수 상승폭과 비교하면 최소 3배, 많게는 6배 가까이 큰 폭으로 오른 겁니다.

    과도한 육아비용은 가족의 삶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어서, 자녀 양육비용 때문에 부부 노후준비가 부족한지 묻는 질문에 90%가 넘는 응답자가 동의했습니다.

    게다가 그 부담, 출산 전부터 안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흔한 모양의 임산부용 앞치마 4만 5천 원, 원피스형 속옷은 8만 5천 원이나 합니다.

    전자파 차단 기능이 더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임산부용 튼 살 크림과 오일 제품도 '천연'이라는 표시와 함께 일반 제품보다 2~3배 비싸게 팔립니다.

    여행업계에선 태교 여행도 부추깁니다.

    한 여행사가 내놓은 괌 4박 5일 일반 상품과 비교해보니, 렌터카와 태교 선물 증정을 더해 값을 40만 원 더 올렸습니다.

    ◀ 박재훈 앵커 ▶

    비싼 옷, 비싼 장난감을 사주는 게 능사는 아니다, 생각을 바꿔 실속있게 아이 키우는 부모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의 돌잔치죠.

    첫째 자녀의 경우 평균 260만 원 정도 드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주변에 민폐를 끼치기보다는 의미 있는 가족행사로 만들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작은 돌잔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장난감, 옷, 책 같은 육아용품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 중고로 구매하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물려받아서 육아비용을 절감하는 추세입니다.

    실제 작은 육아를 실천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보송보송하게 마른 천을 고이 접는 박은진 씨.

    아이 몸에 맞춰 두어 번만 접으면 천 기저귀가 완성됩니다.

    천 기저귀 스무 장이면 매달 종이 기저귀 사는 데 쓰는 1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박은진]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서부터 유익이 많았어요. 가장 큰 게 아이 엉덩이가 참 건강했고요. 경제적으로 굉장히 많이 도움이 돼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난감 대여소에서 장난감을 고르는 이정아 씨.

    장난감을 빌리고 나서부터 육아용품 비용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정아]
    "주변에서 많이 물려받았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대여서비스도 괜찮은 것 같고…."

    ◀ 박재훈 앵커 ▶

    이번 조사에서 부정적인 얘기만 나온 건 아니었습니다.

    이런 육아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은 '아이를 키우는 게 행복하다'고 답했습니다.

    남 눈에 번지르르하게, 비싼 거 먹고 입히는 것과 잘 자라줘서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건 별개라는 것, 아이 키워본 분들은 다 알겠죠.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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